일상이 된 오지환 명품수비, 투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투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코치는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했다. 이제 LG 오지환(30)의 '명품수비'는 일상이 됐다.

LG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3-0으로 승리한 과정에는 오지환의 호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은 당연히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정은원과 상대했다.

정은원의 타구를 낚아챈 인물은 다름 아닌 유격수 오지환이었다. 거의 앉은 자세로 포구한 오지환은 쉽지 않은 자세로 1루에 송구했고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아웃이 됐다. 마치 정은원의 발이 슬로우 모션이 걸린 것 같았다.

윌슨은 오지환의 수비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라움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3루수 김민성은 두 팔을 벌려 오지환의 호수비를 반겼다. 벤치에 있던 유지현 수석코치는 모자를 벗어 오지환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만큼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오지환의 호수비에 탄력을 받은 윌슨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시즌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다. 경기 후 윌슨은 "내 뒤에 동료들의 훌륭한 수비가 있기에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LG의 라인업에서 오지환이 빠질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다. 이제는 안정감까지 더한 오지환의 수비는 타구가 그에게 향하면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

주춤하던 타격감도 이제 올라올 조짐을 보인다. 이날 오지환은 7회초 우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보내기도 했고 9회초 우익선상 3루타를 터뜨리면서 타격감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1등 내야진'을 꿈꾸는 LG는 올해 12승 6패로 선전하고 있다.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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