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이 본 공인구와 그라운드 변화→내야수비 고충[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작년부터 많아진 것 같다."

두산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의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는 괜찮다. 19경기서 타율 0.310 3홈런 10타점 9득점이다. 다만, 26~27일 잠실 SK전 합계 7타수 무안타로 주춤했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타격은 운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 KBO리그 흐름 변화에 대한 오재원의 생각을 들었다. 일단 공인구 반발계수는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그러나 홈런과 장타가 작년보다 늘어났다. 또 하나는 일부 팀들의 수비 실책 페이스가 작년보다 가파르다는 점이다.

공인구에 대해 오재원은 "작년을 기준으로 보면, 안 날아가는 공을 만든 느낌이었다. 공이 커졌고, 손톱자국이 생길 만큼 물렁했다. 반발계수를 초속으로 계산하는데, 초속을 줄이려면 공을 물렁하게 해야 한다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물렁한 느낌이 확실히 덜하다고 느낀다. 오재원은 "조금 완충 된 것 같다. 그래도 잘 날아가는 것 같다. 딱 재작년과 작년의 중간수준인 것 같다. 물론 타자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대부분 타자가 타격포인트를 약간 앞으로 당기면서 공인구 반발계수 저하에 대응했다. 투심, 커터 등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가 많은 현실도 반영됐다. 어쨌든 오재원에겐 공인구에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오히려 오재원은 작년부터 내야수들의 수비가 정말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내야에 깔린 흙에 그라운드 정비 차원에서 뿌리는 '컨디셔너'가 작년과 올해 일부 구장 내야에 과하게 뿌려졌다고 지적했다. 오재원의 설명에 따르면 컨디셔너는 자갈을 잘게 부순 알갱이의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오재원은 "작년부터 몇몇 구장에 컨디셔너가 많이 깔렸다. 바운드가 불규칙하게 엄청 튄다. 공의 접지 면이 넓어지면서(공 자체가 물렁해졌기 때문에) 수비하는 게 더 어렵다. 옆으로 많이 튄다. 타구가 오는 걸 보면서 속으로 '튀지 마라'고 한 적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사실 TV 중계나 기자실에서 보는 내야 그라운드의 흙부분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 오재원도 "보기엔 정갈하다. 스파이크 자국만 나야 정상인데, 지금은 약간 모래사장 같은 느낌이 있다. 몇몇 구장에서 과하게 사용하면서 땅이 안 좋아진 느낌은 있다"라고 했다.

불규칙바운드가 늘어나면서 수비 위치를 잡는 게 까다로워졌다. 오재원은 "대시하기도 어렵고, 뒤로 가기도 어렵다. 쉽지 않다. 잠실의 경우 LG 내야수들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 각 팀 내야수들이 구단과 잘 얘기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오재원은 핑계를 대지 않는다. 27일까지 95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개의 실책만 범했다. 2루수로 뛴 91⅓이닝은 무실책이다. 그는 "타격보다 수비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큰 실수를 하지 않았는데, 실책도 곧 나올 것이다. 실수를 덜 하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했다.

[오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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