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키움·추락한 SK, 공통점은 흔들리는 수비[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과 SK는 2018~2019년에 잇따라 플레이오프서 맞붙었다. 특히 2018년에는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만큼 두 팀은 지난 2년간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SK는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키움도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신흥강호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2020시즌 뚜껑이 열리고 한 달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두 팀의 행보는 다소 실망스럽다.

키움은 27일 창원 NC전을 3-10으로 내주면서 3연패에 빠졌다. 28일 경기마저 내주면 시즌 두 번째 4연패다. 개막 첫 주를 5승1패로 시작했으나 어느새 승패마진을 다 잃었다. 10승10패, 딱 5할 승률이다.

SK는 27일 잠실 두산전을 2-4로 내주면서 다시 연패가 시작됐다. 10연패를 탈출한 뒤 다시 3연패에 빠졌고, 간신히 한 경기를 이긴 뒤 다시 2연패다. 3승16패로 압도적 최하위. 공동 8위 삼성과 한화에도 3.5경기 뒤졌다. 최악의 5월이다.

키움은 제리 샌즈, SK는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빠지긴 했다. 그래도 키움은 두산과 2강으로 꼽혔다. SK도 중, 상위권 다툼은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두 팀의 공통점은 흔들리는 수비다. 키움은 실책 17개로 삼성과 함께 리그 최다 1위다. SK는 15개로 4위. 지난해 키움이 99개의 실책으로 최소 5위였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단단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SK는 87개로 최소 2위였다.

키움은 장정석 전임 감독시절 대부분 야수가 더블포지션을 구축, 부상 혹은 부진 이슈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누가 어느 포지션에 가도 안정적 수비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안정감이 살짝 떨어진다. 물론 아직 시즌은 초반이다. 지금 실책 최다 1위를 곧 수비력의 하락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 키움 경기를 보면 하지 않아도 될 실책이 잦은 건 사실이다. 13일 고척 삼성전서는 테일러 모터의 실책 2개가 고스란히 삼성으로 흐름을 넘어가게 한 원인이었다. 올 시즌 주축 키스톤콤비 김하성과 김혜성도 각각 2개의 실책을 범했다. 완패한 27일 창원 NC전서도 5회 박동원의 송구 실책 이후 박석민의 적시타와 강진성의 스리런포가 나오며 흐름이 넘어갔다.

SK는 실책 개수보다 승패에 완벽히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실책이 잦은 게 문제다. 26일 잠실 두산전 8회 포수 이현석의 송구 실책 이후 5실점하며 역전패했다. 24일 인천 KIA전서도 제이미 로맥의 실책이 없었다면 굳이 연장 12회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

키움 손혁 감독과 SK 염경엽 감독 모두 표면적으로는 말을 아낀다. 손 감독은 선수의 멘탈에 상처가 되는 말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러나 키움의 경우 수비에 대한 정비는 필요해 보인다.

SK는 이미 중앙내야로 몇 년간 고생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정현과 김창평을 중심으로 내야 리빌딩을 시작했다.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질 테니 편하게 하라"고 한다. 개개인의 수비능력은 입증됐지만, 타이트한 승부를 버텨내는 경험이 부족한 부분을 안고 가겠다는 의미다.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건 맞다. 다만, 팀 패배가 쌓이면서 개개인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다시 실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야구의 기본은 디펜스다.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다잡아야 반등할 수 있다. 염 감독도 지난주 KIA와의 홈 3연전 기간에 "실책은 줄여야 하는 게 맞다"라고 인정했다.

[키움 선수들(위), SK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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