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10승 하자" LG 정찬헌-이민호 합작 결의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둘이서 10승만 하자"

프로 경력 12년 차이의 선후배가 손을 잡았다. LG는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 임찬규와 더불어 정찬헌과 이민호를 번갈아 기용하며 선발투수진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 데뷔한 1차지명 신인 이민호는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사고'를 쳤다. 이민호는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5⅓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으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 4개를 허용했지만 연속 출루는 단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은 것은 물론이다.

이번엔 정찬헌의 차례였다. 정찬헌은 이미 16일 잠실 키움전에서 6이닝 7피안타 3실점 호투로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선발 변신에 탄력을 받은 상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6이닝을 소화하면서 5피안타 3실점으로 또 한번의 QS를 생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해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던 정찬헌은 트레이닝 파트와 여러 차례 상의를 했고 선발 전환을 꾀했다. 한때 마무리투수로 나설 만큼 구원투수 보직이 익숙하지만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에게 연투는 무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발투수 정찬헌'이 돌아왔고 정찬헌은 이날 승리로 4390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8년 5월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루키가 선발 12연패라는 터널을 벗어나 재기를 알린 것이다. "구속은 예전 같지 않지만 타자를 잡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힘으로 던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노련하게 던지려고 한다"는 게 정찬헌의 말이다.

정찬헌은 이민호를 보면서 자신도 신인이었던 12년 전을 떠올리고는 한다. "(이)민호를 보면 '나도 신인일 때가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는 정찬헌은 이민호와 '결의'를 한 사연도 들려줬다. "둘이 합쳐 10승만 하자"는 정찬헌의 말에 이민호도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정찬헌은 "민호는 앞으로 15~20년 동안 야구를 해야 하는 선수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LG는 정찬헌+이민호 선발 세트를 통해 5선발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지워가는 분위기다. 정찬헌의 말처럼 두 투수가 10승을 합작한다면 LG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나리오 한편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과 다름 없다.

[정찬헌(왼쪽)과 이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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