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차진주, “‘박선영 펄 자켓’으로 핫하게 주목받았죠”[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박선영은 패션 브랜드 ‘해프닝’의 펄 자켓을 입었다. 방송이 나간 다음날, 온라인에선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자켓에 진주 목걸이를 달아놓은 디자인은 없거든요. 파격적이죠. 귀걸이를 달아놓은 옷도 있어요. 옷에 인격을 부여하는 느낌으로 디자인했죠. 소비자들이 많이 호응해 주시더라고요.”

‘해프닝’, 모던하고 여백이 많은 웨어러블한 디자인

차진주 디자이너는 중학교 가정 시간에 옷을 만들면서 재미를 느꼈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재능이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 에스모드 서울에서 의상을 전공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기량을 쌓았다. 정구호 디자이너 밑에서 상업성과 예술성의 조화로운 디자인을 배웠다.

“디자인도 예술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일했어요.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도 역임했죠.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도전장을 던졌어요.”

2014년 서울시 용산구 경리단에 작은 사무실을 내고 WConcept 등 온라인 편집샵과 가로수길 flow라는 편집샵에서 브랜드를 출시했다. 입소문이 나더니 아이비와 수지 등이 ‘해프닝’옷을 입고 나오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해프닝’은 존 케이지가 4분 33초 동안 아무런 음악도 들려주지 않은 공연에서 따왔다. ‘4분 33초’는 논란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침묵과 우연의 소음을 통해 음악의 개념을 넓혔다. 차진주 디자이너는 ‘해프닝’으로 모던하고 여백이 많은 웨어러블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그는 우연성과 즉흥성에 기반한 옷으로 패션의 지평을 넓혔다.

프랑스 쁘렝땅 백화점 입점, 유럽진출 가속화

‘해프닝’의 슬로건은 ‘네 멋대로 해라’이다.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진 세버그처럼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반항적인 태도를 표현한다. 남성복의 요소를 끌어들여 재해석하는 옷이 ‘해프닝’의 강점이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 패션 위크에 참여했어요. 처음부터 쁘렝땅 백화점 온라인몰에 들어갔죠. 유럽 바이어들에게 오더를 많이 받았어요.”

직원들과 함께 위기 극복하고 힘찬 비상

론칭할 때부터 너무 잘 나갔던 것일까. 청담동에 쇼룸을 낼만큼 ‘해프닝’은 승승장구했다. 어느 순간, 정체기가 왔다. 4년차에 접어들 무렵, 한계를 느꼈다. 디자인은 자신 있었지만 경영은 쉽지 않았다. 홍보도 안하면서 대중이 알아주기만을 기다렸다.

“이렇게 경영하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죠. 저보다 실력이 좋은 디자이너들도 많이 나오고 있었고요. ‘내가 잘하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좌절감이 들었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왔어요. 그때 저를 믿어준 직원들이 용기를 줬어요. 거품을 빼고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 먹었죠.”

세컨 브랜드 4′ 33″ 출시 예정

그는 ‘해프닝’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조만간 세컨 브랜드 4′ 33″을 내놓는다. 존 케이지의 혁명적 음악처럼, 대중이 놀라고 좋아할만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5대 5로 균형을 맞췄다. 해외에서는 가성비가 좋고, 국내에서는 품질이 좋은 옷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4′ 33″로 더 많은 고객을 ‘해프닝’의 패션 세계로 초대할 예정이다.

“매출만 신경 쓰는 브랜드는 되기 싫어요. 단 하나라도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옷을 만드는게 소중한 꿈입니다.”

차진주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 ‘해프닝’은 올 여름 오픈 예정인 K패션 전문몰 'HAN Collection'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점에서 만날수 있다.

'HAN Collection'은 한국을 대표하는 200여명의 K패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K패션 전문몰이며, 여성 캐주얼, 남성 컨템포러리, 스트릿 캐주얼, 슈즈, 핸드백 등 14개의 품목별 편집숍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해프닝, ‘부부의 세계’ 캡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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