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진석 "마이네임 활동 아쉽지만,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것 많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채진석은 보이그룹 마이네임 출신이다. 대중에겐 채진이란 활동명으로 더 익숙하다. 지난해 연말 팀의 전속 계약이 종료된 이후 그는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 캐스팅 되는 행운을 안았고, 별다른 슬럼프 없이 무대 인생 2막을 활짝 열었다.

"마이네임이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그만큼 열심히 했지만 한국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마이네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죠. 그렇지만 데뷔 10년차에 각자 하고 싶은 걸 도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맞는다면 언제든 다시 뭉칠 수도 있고요."

채진석은 일본 활동에서 배운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연극과 뮤지컬에 도전했다. 여러 작품을 거치며 점차 연기의 맛을 느꼈고, 한국으로 돌아와 더 커다란 포부를 품었다.

"초반에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고, 캐릭터 분석이나 점점 디테일한 것들을 파고들면서 더욱 재미를 느꼈어요. '지구를 지켜라'를 하면서 많이 배웠고, 이제는 어색하지 않게 다른 배우들과 연기적으로 이야기 나누면서 진지하게 고민도 할 수 있게 됐죠."

채진석은 지난해 초연한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 출연했다. 신예 등용문이라고도 불린 이 연극을 통해 그도 데뷔했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는데도 덜컥 오디션에 붙은 것이다. 채진석은 이 작품을 통해 '공연계의 대모'로 통하는 이지나 예술감독으로부터도 많은 배움을 얻었다.

"이지나 선생님의 디렉션은 무섭기도 하지만 기초가 부족하고, 홀로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제겐 정말 큰 도움이 돼 주셨어요. 멘토 같은 분이시죠."

'어나더 컨트리'로 가능성을 인정 받은 채진석은 '지구를 지켜라'에서 강만식 역할까지 따내며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0분동안 네 명의 캐스트가 나오는데 '탁탁탁탁' 하는 합이 너무 중요했어요. '어나더 컨트리' 때는 저 혼자 잠깐 무대에 나갔다가 들어왔다면 '지구를 지켜라'에선 제가 주도권을 잡고 계속 등장해야 했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축축 쳐지는 거예요. 소극장이었던 만큼 완급조절이 중요했죠."

지난 9년간 아이돌 가수로 생활하면서 언제나 도전적이고 용기가 있어야 했던 채진석의 내면은 이처럼 올곧고 단단하다. 특유의 자신감은 신인 배우로서 훌륭한 무기가 됐다.

"연극 무대를 통해 그 안에서 배우는 게 저는 훨씬 재미있더라고요. 캐릭터 분석을 잘 한다는 칭찬을 종종 듣곤 했는데, 대본을 진짜 열심히 봤어요. 그렇게 저만의 캐릭터를 찾아갈 수 있게 되니 자신감도 붙었죠. 일단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있고, 다녀와선 독립영화도 너무 찍어보고 싶어요. 앞으로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정말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진 = 채진석 프로필, '지구를 지켜라' 스틸컷]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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