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첫 안타' 김인태 "2군 갈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군에 갈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두산 외야수 김인태(26)는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두산 외야에서 백업을 맡는다. 기본적으로 출전기회가 들쭉날쭉하다.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극초반 몇 차례 잘 맞은 타구가 야수정면으로 가면서 쫓기기 시작했다. 13번째 타석까지 타율은 0.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짜릿한 첫 안타가 나왔다. 4-4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롯데 우완투수 송승준에게 풀카운트서 6구 포크볼을 공략,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안타 직후 대주자 류지혁으로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류지혁이 허경민의 끝내기안타에 결승득점을 올렸다. 사실상 김인태가 역전승의 물꼬를 튼 것이나 다름 없었다. 김인태는 그동안 가슴에 쌓인 부담도 털어냈고, 경기 후 동료들에게 첫 안타 공까지 받았다.

김인태는 3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뭔가 막혀 있는 게 뚫린 기분이었다. 그 전에도 코치님, 형들이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했다. 첫 안타가 팀이 필요할 때 나와서 기분 좋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을 돌아봤다. 김인태는 "감은 나쁘지 않았는데 잘 맞은 타구가 두 세 차례 (야수에게)잡혔다. 생각보다 안 터지다 보니 조급했다. 주위에서도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해줬다. 어제 같은 경우 선수들이 '(안타)는 나올 때 나온다'라고 편안하게 해줬던 게 안타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김인태는 "처음에는 이러다 2군에 갈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생각보다 1군에 오래 두는 것 같았다. 못하면 다시 2군에서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편안하게 하려고 한 게 첫 안타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잘 안 맞고 있었지만, 타이밍만 맞추자는 생각이었다. 김인태는 "연습 끝나고도 쉬는 시간을 통해 나름대로 실내 연습장에서 준비했다. (타이밍을) 늦지만 말자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대타로 나가서 다른 주전 형들보다 감각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이 들지 않게 포인트만 앞에 두고 준비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김인태가 첫 안타가 나오지 않아도 믿고 지켜봤다. 김인태는 "대타든 주전이든 공 보고 주저하는 걸 싫어하는 걸 안다. 주전이든 대타로 들어가든 내 타이밍에 맞춰 내 스윙을 해야 한다. 안타가 늦게 나왔지만, 더 자신 있게 돌리려고 한다. 형들도 그렇고 코치님들도 이제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더 자신 있게 돌릴 생각이다"라고 했다.

다른 팀이면 주전을 맡을 수도 있는 실력이다. 그러나 김인태는 "다른 팀 주전들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다른 팀에 가도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외야에 좋은 형들이 세 명이나 있으니 보고 배울 점이 많다. 배운 걸 타석에 나가서 사용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다른 팀 가는 것보다 여기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인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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