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 김준한 "전미도 향한 반말고백, 응원도 불편함도 이해해요"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익송(익준과 송화)'과 '치송(치홍과 송화)' 중 어느 러브라인을 응원하냐고요? 너무 당연한 질문 아닐까요. 제가 '치송'파가 아니라면 치홍을 연기할 수 없었을 거니까요."

배우 김준한은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육사 출신으로 뒤늦게 의전원에 입학, 의사의 꿈을 이룬 신경외과 레지던트 3년차 안치홍을 연기했다. 신경외과 부교수인 채송화(전미도)에 대한 짝사랑을 시작하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해나가는 안치홍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준한은 "끝나서 너무 아쉽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현장이다. 현장에 가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었다"라는 벅찬 소회를 털어놨다.

시청자들은 '익송'과 '치송'으로 나뉘어 결말을 기다렸지만, 시즌1의 채송화는 그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았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된 러브라인. 김준한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모든 일에 여운이 있어야 상상하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요. 생각할 수 있는 틈을 열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해요. 관객이 채울 수 있는 부분을 던져주는 것이니까요. 그런 작품이 더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고, 또 그 부분이 우리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마음이야 저도 작가님을 찾아가서 결말을 듣고 싶죠.(웃음) 하지만 멋진 글로 또 보여주실 거니까. 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 안치홍의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김준한. 그래서 물었다. "안치홍이 채송화를 향한 마음을 자각한 순간은 언제일까요?"라고.

"치홍 감정의 터닝포인트는 익준(조정석)일 거에요. 치홍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리듬을 익준으로 인해서 잃은 거죠. 평소 같았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도, 쫓기듯 행동하게 된 부분도 있고요. 전 그렇게 해석을 했어요. 그게 옳은 선택이건, 아니었건. 세상의 모든 고백이 아름답게 전해지면 좋겠지만 사실은 서툰 경우가 더 많잖아요. 송화도 그걸 알았을 것 같고, 그런 치홍의 모습이 짠하기도 했죠."

화제가 된 치홍의 반말 고백 장면. 늘 선을 지키는 치홍이기에, 어쩌면 더 '치홍 답지 않았던' 고백은 시청자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기를 하고 나서, 작품을 볼 때 시청자에게 또 다른 느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양쪽의 의견에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하죠. 그 장면을 좋게 본 분들은 안되는 걸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보는 선택에 응원을 해주신 것 같고, 불편하게 생각한 분들은 송화의 입장에 더 몰입을 하신 것 같아요. 모두 다 그럴 수 있는 반응이죠."

안치홍이 아닌 배우 김준한의 입장에서도 채송화를 연기한 전미도는 좋은 파트너였다.

"채송화 선생님은 너무나 좋은 사람이죠. 그래서 사랑에 빠진 역할을 연기하기가 수월했어요.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전미도 누나 자체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착한 사람이죠. 연기하기에 너무 좋은 상대 배우였고요."

6개월 뒤면 다시 시작될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계. 김준한 또한 다른 시청자들처럼 안치홍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시즌, (송화와) 어떤 관계가 되더라도 대본에 충실하게,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저도 기다리는 입장이죠. 한 명의 시청자로,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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