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LG의 마무리라니" 이상규의 꿈이 현실로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내가 LG의 마무리투수라니…'

요즘 LG 우완투수 이상규(25)는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것이다.

이상규가 올해 거두고 있는 성적은 2승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46. LG가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수술대에 올랐어도 굳건하게 버티는 이유다.

'고속 승진'이 아닐 수 없다. 이상규가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통해 주목을 받았지만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것도 처음인데 벌써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을 맡을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마무리투수라는 임무. 이상규는 "많이 긴장은 하지만 '내가 마무리투수'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침착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 자리에 있는 게 아직도 꿈만 같다. 내가 LG라는 구단의 마무리투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이상규는 "지금도 내가 마무리투수라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을 이었다. 꿈에 그리던 순간을 현실로 맞아 기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이상규가 활약하는 비결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9개구단이 이상규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집중할 것이다. 이상규는 자신의 장기인 강속구를 살려 한 단계 전진을 노린다.

아직 만족할 만한 구속이 나오지 않지만 마무리투수로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청백전 당시 만큼 구속이 나오지는 않는다. 볼 스피드보다 경기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에 컨트롤에 집중하고 있다. 구속은 계속 올리는 중이다"라면서 "구속이 조금씩 올라올 것이다. 최고 구속보다는 평균 구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균 148~149km는 던져야 타자가 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8월 이후 복귀를 노리는 고우석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상규가 든든하게 뒷문을 지켜준다면 LG로서는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상규가 마무리투수로 나설 때는 새로운 등장곡과 함께 한다. 이상규는 방탄소년단의 '쩔어'를 선택했다. 현재까지 보여준 이상규의 투구와 아주 잘 어울리는 등장곡이 아닐 수 없다.

[이상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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