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백두산' 이병헌·'82년생 김지영' 정유미, '대종상' 男女주연상…봉준호 '기생충' 5관왕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백두산' 이병헌과 '82년생 김지영' 정유미가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녀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최우수 작품상 등 5관왕을 달성했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 씨어터홀에선 '제56회 대종상 영화제(2020)'가 열렸다. 개그맨 이휘재와 모델 한혜진이 MC를 맡았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이날 영광의 남우주연상은 '백두산' 이병헌의 차지였다. 특히 설경구('생일'), 송강호('기생충'), 정우성('증인'), 한석규('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되며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너무 감사드린다. '백두산'은 재난 장르의 영화인데, 사실 저희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 그 어떤 재난보다 더 영화 같지 않나 싶다. 원래 시상식장이 낯설지 않은 편인데 오늘은 유난히 낯설고 어색하고 그렇게 느껴진다. 많은 분이 극장에 가서 편안하게 영화를 보신지 한참 되셨을 거다. 어쩌다가 영화를 보는 게 이렇게 어려워졌는지, 아무쪼록 빠른 시일 내에 예전처럼 극장에서 관객분들과 만나 웃고 울고 또 감동받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라고 코로나19 사태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여우주연상은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 차지였다. 김향기('증인'), 김희애('윤희에게'), 전도연('생일'), 한지민('미쓰백')을 제치고 이룬 쾌거다.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이 대리 수상했다. 그는 "정유미가 촬영 중이라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 이 소식을 들으면 너무나 기뻐할 거다. 감독으로서도 이 상이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럽다"라면서 "'김지영'의 얼굴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기생충'은 5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칸영화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던 '기생충'은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주요 부문 트로피를 획득하며 수상 행보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나리오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까지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불참,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가 대리 수상했다.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님이 8개월 정도 동안 전 세계를 돌면서 '기생충' 홍보 활동하시고 2월 그 일정을 마친 뒤 장기 휴가에 들어가셨다. 대외 활동을 일절 안 하고 계셔서 부득이하게 못 오셨다. 봉준호 감독님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함께한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제작사에게 감사드린다고 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뜨거운 지지 보내주신 관객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기에도 계속되는 오랜 역사의 '대종상'에서 수상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상을 받은 한진원 작가는 "봉준호 감독님께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부모님, 응원해 주는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이 뜻깊은 상은 앞으로도 유익하고 아름답고 의미있는 그런 좋은 영화들을 만드는데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기생충'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정은은 "너무 감개무량하다. 긴 호흡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 노력했던 '기생충' 식구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악인, 선인 구분 없이 관계 속에서 공생에 대한 얘기를 하는 작품이 '기생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 작품에서 같이 공생할 수 있는 영광을 안아 너무 감사드린다. 이 상은 앙상블이 너무 좋았던 우리 '기생충' 팀들과 함께 같이 나누겠다.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남우조연상은 '극한직업'의 진선규가 영광을 안았다. 아쉽게도 진선규는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에 '극한직업' 제작사 어바웃필름 김성환 대표가 수상 소감을 대신 전했다. 진선규는 "촬영으로 인해 불참하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극한직업'을 오랫동안 사랑해 준 관객분, 독수리 오남매 식구들, 이병헌 감독님, 너무 감사드린다. 코로나19 의료진과 봉사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어느 곳에서든 필요한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기획상도 '극한직업'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김미혜 PD는 "제가 종교가 없다. 영화의 신과 1,630만 관객분들과 작품에 영혼을 갈아 넣어주신 이병헌 감독님,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모성진 PD 역시 "'극한직업' 스태프들과 배우 여러분,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전했다.

신인상은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과 '죄 많은 소녀' 전여빈 차지였다. 먼저 정해인은 "이 상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잘하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작품으로 제 소중한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준 정지우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배우 김고은, 많은 현장에 계신 스태프들과 제작진 덕분이다. 그리고 유열 선배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은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연기를 함으로써 가슴 속에 깊이 새기겠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든든한 제 휴식처이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 회사 식구들, 팬 여러분 존중하고 사랑한다. 관객 여러분도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 노미네이트는 이번 영화제가 마지막일 거다. 당시 뜨겁게 치열하게 연기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울컥하게 됐다"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어 "이 멋진 '죄 많은 소녀'에 함께하게 되어 감사하고, 영화 찍는 내내 받았던 마음들이 너무 많았다. 배우 생활을 언제까지 하게 될 줄 모르겠지만, 그 처음 되새기며 그리고 변하더라도 잘 지키면서 연기하겠다. 모든 배우님들, 그리고 뒤에서 배우들과 함께 영화 끝까지 만들어주신 스태프님들 감사드린다. 모든 건 여러분 덕분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신인 감독상은 '벌새' 김보라 감독이 받았다. 그는 "주인공 박지후, 김새벽 등 출연진 그리고 스태프분들 많은 분이 함께해주어 이 작은 영화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얘기했다.

여기에 가수 옥주현, 박봄, 폴킴, 써드아이가 축하무대를 선사, 영화제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제56회 대종상영화제' 예심은 한국영화 100년 추진위원장인 이장호감독, 곽영진 영화평론가, 김민오 미술감독조합 대표,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 김익상 서일대 연극영화과 교수, 김청강 한양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연극영화학과 교수, 김효정 영화평론가, 모은영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전)촬영감독조합 대표 성승택 감독, 이창세 극동대학교 미디어영상 제작학과 교수로 구성되어 총 1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였다.

본심은 한국영화 100년 추진위원장인 이장호감독, 김영 영화 기획제작자, 김형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 문재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창의융합교양학부 교수, 변성찬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 (전)촬영감독조합 대표 성승택 감독,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양경미 영화평론가, 전철홍 시나리오 작가로 구성되어 총 9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 이하 '제56회 대종상 영화제(2020)' 수상자(작) 명단.

신인 여자배우상 = 전여빈('죄 많은 소녀')

신인 남자배우상 = 정해인('유열의 음악앨범')

신인 감독상 = 김보라('벌새')

의상상 = 이진희('안시성')

미술상 = 서성경('사바하')

시나리오상 = 봉준호·한진원('기생충')

음악상 = 정재일('기생충')

남우조연상 = 진선규('극한직업')

여우조연상 = 이정은('기생충')

기획상 = 김미혜·모성진('극한직업')

편집상 = 이강희('엑시트')

조명상 = 전영석('사바하')

촬영상 = 김영호('봉오통 전투')

기술상 = 진종현 시각효과('백두산')

감독상 = 봉준호('기생충')

여우주연상 = 정유미('82년생 김지영')

남우주연상 = 이병헌('백두산')

공로상 = 신영균

최우수 작품상 = '기생충'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MBN 화면 캡처, CJ엔터테인먼트('기생충'), 콘텐츠판다·엣나인필름('벌새')]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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