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백상예술대상] "내 친구 전도연"→"'국민 욕받이'"까지…★들의 말말말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치열하게 보냈던 1년. 스타들은 값진 노력을 트로피로 보상받았다.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스타들도 서로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축제를 함께 즐겼다.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56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3년 연속 신동엽, 배수지, 박보검이 MC를 맡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2019년 4월 1일부터 2020년 4월 30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츠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한국 장편영화 및 공연한 연극을 대상으로 했다. 국내 콘텐츠들은 스크린, 브라운관,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 중심에 있던 다양한 분야의 배우, 방송인들은 이날 시상식에서 활약을 인정받으며 영광의 순간을 만끽했다. 코로나19로 침체돼있는 대중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더할 또 하나의 기록이다.

◆ "46살·43살·51살에 신인상"…박명훈·강말금·김도영, 신인상 트로피에 나이는 상관 無!

이날 영화 부문 신인상은 굵직한 연기를 자랑한, 내공 있는 인물들에게 돌아갔다. 이들 또한 이를 의식한 듯 나이를 언급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기생충'으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박명훈은 "46살에 신인상을 받았다"며 "전 세계에서 '기생충'을 가장 먼저 본 관객이 저희 아버지셨다. 당시 투병 중이었는데 봉준호 감독님의 배려로 아버지께서 먼저 보시게 됐다. 훌륭한 추억을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기생충'을 사랑해주신 관객 분들에게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리스펙!"이라고 외쳤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여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강말금은 "너무 부족한 제가 이 상을 받은 건 가능성을 봐주신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43살이고 중고 신인이다. 그래서 얻어먹고 살았는데, 너무 감사하다. 제 상대 연기자 분들 모두 제 선생님이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신인감독상 영예를 안은 김도영 감독 또한 "46세에 한예종 영화과에 지원했다. 알 수 없는 공포로 떨었고 두려움과 싸워야했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린 뒤 "이 땅의 김지영 씨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아내 나경은 고마워…친구 전도연, 반갑다!" 유재석, 전도연도 웃게 한 재치

MBC '놀면 뭐하니'로 남자 예능상을 받은 유재석은 "제가 아직 두 아이의 아빠다. 둘째가 아직 아빠 소리를 못한다. 엄마에게도 엄마, 아빠에게도 엄마라고 하는데 나은이에게 '엄마 상 탔다'라고 해주고 싶다. 지호가 또 개학을 했다. 아직 정상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끔 지호를 혼낼 때, 어린 시절의 저를 혼내는 거 같아 양심에 찔린다. 또 저와 늘 즐거운 시기, 힘든 시기 함께 견뎌주고 있는 나경은 씨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더니 "여기 와서 반가운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난다. 우리 (김)희애 누나, 그리고 전도연이랑 정말 오랜만에 본다. 저희가 91학번 동기다. 아까 전도연 씨보고 오랜만에 본다고 인사를 건넸다. 도연씨, 우리 말 놓기로 했어요. 너무 반갑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전도연을 폭소케 했다.

◆ "뽀로로도 못 받은 상, 내가 받았다"…펭수, 하얀 드레스 입고 파격 등장

EBS의 '자이언트펭TV'로 이슬예나 PD와 함께 TV부문 교양작품상을 수상한 펭수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로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더니 "뽀로로 선배도 못 받은 상을 제가 받게 돼 기쁘다. 너무 감사드린다. 이 상을 받게 된 건, 다 제 덕이고 팬클럽 덕분이다. 그리고 남극에 있는 저희 부모님과 펭귄 친구들에게 말을 전하겠다. 감사하다. 행복하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 "'찌질한 남편' 박해준·한소희와 함께 받은 상"…김희애, 남달랐던 아우라+여유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김희애는 함께 후보에 올랐던 김혜수, 손예진, 공효진, 이지은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대본에 정답이 다 써있었다. 지문에 너무 성실히 적어주셔서 연기를 편안히 할 수 있었다.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스태프들. 이들이 없었다면 끝까지 갈 수 있는 연기는 못했을 거다. 그리고 박해준, 한소희가 상을 받았어야 했는데. 극중 찌질한 남편이었던, '국민 욕받이' 박해준 씨와 상을 같이 받고 싶다"라고 말하며 깊은 내공을 엿보게 했다.

◆ "연기 어려워서 밉지만, 참 좋아한다"…김새벽, 진심 어린 연기 열정

영화 '벌새'로 여자조연상을 받은 김새벽은 김보라 감독과 박지후에게 공을 돌리며 "늘 연기를 잘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어려운 일이라 밉다. 하지만 저는 연기를 참 좋아하는 거 같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자 선배님들이 다 계신데, 이 분들과 직접 만나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 잘 연기하고 싶다. 많이 깨지고 다듬어지면서 마음으로 연기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눈물로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 "팬들의 환호성이 그립다"…이병헌, 코로나19 사태에 전한 안타까움

'남산의 부장들'로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의 주인공이 된 이병헌은 "보통 시상식에 오면 레드카펫에서 팬들의 환호성도 듣고, 시상식장 안에서 관객들의 응원으로 에너지를 받으며 돌아가는데 그런 날이 그립다.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이 다시 한번 느껴진다"고 안타까움을 표현, 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을 언급했다. 아들인 준후 군과 아내 이민정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 "극장에서 다시 만나길"…봉준호, 영예의 대상으로 '기생충' 여정 마무리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은 영화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아쉽게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 불참, 제작사 바른손이앤이 곽신애 대표가 대신 기생충' 주역들과 무대에 올라 대리수상했다. 곽신애 대표가 전한 수상 소감에 따르면 봉 감독은 "작년 5월 칸에서 시작된 '기생충'의 긴 여정을 백상예술대상에서 마무리하게 돼 영광이다. 뜨거운 1년이었다. 함께 작업한 분들과는 2년 반의 열띤 시간이었고, 제 개인적으로는 2013년부터 7년이라는 긴 세월이었다. 영화의 예술적인 책임자인 감독으로서 설계한 장면을 책임지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다"며 "비록 지금은 무관중 시상식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우리가 극장에서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요"라고 전했다.

[사진 =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제공, JTBC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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