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올라선 알칸타라, 두산 외인 에이스 계보 잇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 경기 7이닝은 이제 기본이다. 궤도에 올라선 라울 알칸타라(28)가 두산 외인 에이스의 계보를 이으려 한다.

알칸타라는 지난 3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 부족에 시즌 8번째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펼치며 팀의 9회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했다.

지난 시즌 KT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알칸타라는 27경기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KT가 보다 강력한 투수를 원하며 재계약이 불발됐고 2019시즌 통합우승팀 두산의 러브콜을 받아 둥지를 옮겼다.

알칸타라는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더욱 강해졌다. 강속구와 함께 드넓은 잠실구장, 안정된 수비에 힘입어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1경기서 벌써 7승을 수확했고, 9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다승 공동 선두, 최다 이닝(70⅓이닝)과 퀄리티스타트 2위, 탈삼진 3위(61개)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두산의 에이스로 낙점된 뒤 6월 초까지만 해도 기복이 있었지만 6월 10일 NC전(7이닝 1실점)을 기점으로 궤도에 확실히 올라섰다.

지난해와 올해 똑같이 강속구를 던지는데 왜 다른 성적이 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달라진 홈구장, 팀원 등 외부 요인이 있겠지만 강속구를 보다 빛나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포수 박세혁은 “작년까지는 변화구를 던질 때 티가 났다. 직구를 던질 때와 폼이 다른 것이 보였다”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모든 구종을 세게 던지라고 주문했고, 그 결과 던지는 팔 위치 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1선발 외국인투수들이 리그 정상급 투구를 펼쳐왔다. 다니엘 리오스, 켈빈 히메네스,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등이 그들이다. 그리고 알칸타라가 이제 그 계보를 이으려 한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알칸타라도 충분히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 린드블럼 등 그 동안 에이스들이 큰 역할을 해왔다”며 “KT에서 온 알칸타라도 생각보다 그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다.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흐뭇해했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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