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인터뷰' 삼성 뷰캐넌, 흔들림 없었다…2G 연속 QS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내적인 부분은 내가 파고 들어갈 수 없어서 모르겠지만, 외형적인 모습은 좋아 보였다.” 허삼영 감독이 지켜본 대로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흔들림 없는 구위로 팀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뷰캐넌은 7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 삼성의 13-2 완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수확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4위로 올라섰다.

뷰캐넌은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 6승째를 챙긴 후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단순히 KBO리그 데뷔 첫 완투승을 챙겼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뷰캐넌은 중계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눈물을 쏟았고, 이튿날 그와 관련된 기사도 쏟아져 나왔다.

사연은 이렇다. 둘째를 임신 중인 뷰캐넌의 아내는 최근 건강에 이상이 생겨 미국으로 돌아갔다. 자가격리를 거쳐 가족들과 함께 생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뷰캐넌으로선 다시 생이별을 맞은 것. 완투승은 아내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뷰캐넌이 선사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내와의 재회 시점은 불투명하다. 뿐만 아니라 곁에서 아내를 챙기지 못하는 뷰캐넌의 마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더그아웃에서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소문난 ‘사랑꾼’이었던 뷰캐넌도 가족과의 생이별 앞에서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던 셈이다.

7일 키움과의 경기 전 취재진의 관심사 역시 뷰캐넌의 멘탈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이에 대해 “마음을 추스른 것처럼 보였다. 즐겁게 운동에 임했고, 동료들이 격려해준 부분에 대해서도 고마워하고 있다. 내적인 부분은 내가 파고 들어갈 수 없어서 모르겠지만, 외형적인 모습은 좋아 보였다”라고 말했다.

실제 뷰캐넌은 흔들림 없는 투구를 펼쳤다. 1회말 무사 1, 3루 위기서 선취득점을 내줬지만, 이후 5이닝 연속 무실점하며 삼성 마운드를 지켰다. 병살타를 3차례 유도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을 뽐냈고, 타선도 꾸준히 응집력을 발휘하며 뷰캐넌의 부담을 덜어줬다.

뷰캐넌은 이날 총 92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구속은 152km였다. 불펜진 역시 넉넉한 리드를 지킨 끝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따냈고, 뷰캐넌은 올 시즌 11번째 등판서 7승째를 수확했다. 이 정도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침내 삼성의 ‘외국인투수 잔혹사’를 끊어줄 구세주가 나타났다.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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