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안방 춘추전국시대, 이재원·이흥련도 안심 못한다[MD이슈]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당분간 이현석(28)으로 간다. 지금은 이현석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 포수진은 이재원, 이홍구 체제로 시작했다. 그러나 주전 이재원이 단 2경기만 치르고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홍구가 한동안 중심을 잡았다. 그러나 공수에서 임팩트가 떨어졌다. 결국 두산 베어스에 투수 이승진을 내주고 이흥련을 영입했다.

이흥련은 타격에서도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흉부 통증으로 6월 말에 이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원이 복귀했다. 하지만, 타격 부진이 심각했다. 결국 박경완 감독대행은 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재원을 1군에서 말소했다.

현재 SK 포수진은 이현석과 고졸신인 현원회 체제로 돌아간다. 결국 이현석이 주전으로 뛴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경찰 야구단에서 일찌감치 군 복무도 마쳤다. 작년까지 1군에서 16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경험은 부족하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당분간 이현석을 딛고 가기로 했다. 7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이홍구도 쓸 수 있지만, 시즌 초반에 기회를 많이 받았다. 당분간 이현석으로 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원이가 돌아와도 현석이의 움직임에 따라 경쟁할 수도 있다. 이흥련이 돌아오면 세 명이 경쟁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경험과 안정감을 따지면 이재원과 이흥련 위주로 기용하는 게 맞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 1군에 없다. 박 감독대행은 "사실 재원이를 내리면서 홍구를 고민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에게도 경험을 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참들이 전체적으로 팀을 끌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망주들의 움직임도 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원이 열흘 내에 1군에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박 감독대행은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 2군 스태프들과 상의할 것이다"라고 했다.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어느 정도 임팩트를 보여줘야 다시 1군에서 기용될 수 있다.

이흥련의 경우 부상이 가볍지 않다. 박 감독대행은 "이번달 복귀는 쉽지 않다. 뼈가 아니고 근육이다. 근육이 좀 찢어졌다. 타격할 때 문제가 있었다. 포구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문제 없다. 그러나 높은 쪽으로 가는 공을 잡을 때 팔을 쭉 뻗으면 분명히 자극이 온다. 완벽히 회복하고 올라오는 게 낫다"라고 했다.

박 감독대행은 부상선수를 서둘러 1군에 부를 생각이 없다. 이재원과 함께 1군에서 빠진 고종욱은 복귀가 빨랐다는 지적이다. 박 감독대행은 "스태프의 판단미스다. 100%가 될 때 올려야 했다. 안타를 쳐도 도루가 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보완해서 완벽할 때 올라오길 바란다"라고 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이 겹쳐 당분간 SK 안방은 이현석이 책임진다. 그리고 이재원과 이흥련이 돌아와도 이현석과 공정하게 경쟁한다. 박 감독대행은 "이현석의 송구, 포구능력은 누구 못지 않게 빠르고 정확하다. 경기운영은 아직 미지수다. 나 역시 그 정도 연차에 현석이보다 못했다. 현석이가 잘 이끌어주고 있다. SK 와이번스 포수진에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잘 살려서 좋은 선수가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물론 이재원과 이흥련이 자신의 기량만 보여주면 이현석에게 앞서는 건 맞다. 다만, 박 감독대행은 이재원과 이흥련을 넘어 사실상 팀 전체에 자극을 줬다. 이름값에 관계 없이 컨디션과 실력 순으로 기용하고, 부상자는 무리하게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프로의 기본이다. 일단 이현석은 확실하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위에서부터 이현석, 이재원, 이흥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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