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타자와 신인왕, SK 최지훈이 달릴 수 있는 이유[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우리 팀에 가장 적합한 1번은 최지훈이다."

SK 외야수 최지훈(23)은 동국대를 졸업한 대졸신인이다. "컨택 능력이 좋다"는 염경엽 감독의 평가를 1군에서 증명하고 있다. 7일 인천 NC전서 구창모의 바깥쪽 커브를 툭 밀어 좌선상에 떨어뜨리는 타격은 백미였다. 8일까지 39경기서 타율 0.307 4타점 16득점.

좌타자인데 좌투수 상대 타율(0.462)이 우투수 상대 타율(0.261)보다 높다. 공을 끝까지 보고 잘 대처한다. 최지훈은 7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좌투수 공을 어렵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운이 따르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더 강하게 밀어 치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공을 끝까지 보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염 감독과 박경완 감독대행은 최지훈을 SK 부동의 톱타자로 찍었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우리 팀에서 가장 적합한 1번이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1번으로 나간다"라고 했다.

최지훈으로선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타격 페이스에 기복은 있지만,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올 시즌 필승계투조에 가세한 김정빈과 함께 SK가 건진 뉴페이스다. 신인왕 후보로도 손색 없다.

최지훈은 전형적인 1번 타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그 역시 "대학 시절에는 3번을 쳤다"라고 했다. 볼넷을 많이 골라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신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도 안타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치고 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

박 감독대행은 "대학교 4학년 때 1번을 쳤을 것이다. 지금부터 1번을 하면서 약점도 보완하면 된다. 공도 많이 보고, 출루도 많이 하면 좋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출루율이다. 그 쪽에 포커스를 맞춰달라고 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너무 출루에만 신경 쓰면 최지훈만의 장점을 잃을 수도 있다. 박 감독대행은 "타격이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은 대화를 하면서 풀어가야 한다. 어떻게 선수에게 다가서야 하는지는 내 숙제"라고 했다.

결국 경험을 통해 완성형 톱타자로 성장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진영 타격코치는 최지훈에게 "1번에 의미를 두지 말고 첫 번째 타자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쳐라"고 했다. 대신 신인왕의 경우 올 시즌에 승부를 볼 수 있다.

최지훈은 "처음에 1군에 콜업 받을 때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인왕이라는 건 평생 한번 받을 수 있는 상이다. 욕심은 내지 않는데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크게 기복 없이 지금 하는 것처럼만 하면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최근 대졸신인이 1군에서 활약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최지훈은 "고졸들이 대졸들보다 높게 평가를 받고 잘 하는 선수도 많다. 대졸 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군에 '언젠가 올라가겠지'라고 생각만 했다. 이렇게 빨리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매 경기 더 절실하게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신인들이 장기레이스에서 가장 쉽지 않은 게 체력 관리다. 최지훈은 아직까지 괜찮다. "크게 힘든 건 없다. 다만 투수들 공이 워낙 빠르다 보니 150km 넘는 공은 방망이가 조금 늦지 않나 싶다. 선배님들이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더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롤모델은 김강민이다. 수비 때문이다. 최지훈은 "항상 수비와 타격에서 '이렇게 하면 이런 부분이 좋다'라고 얘기해준다. 강민 선배님이 수비를 잘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지켜보니 '정말 잘 하는구나'싶다. 타구 판단이나 송구 모두 크게 벗어나는 부분이 없다"라고 했다.

최지훈은 김강민의 수비를 벤치마킹 하면서, 송구 연습에 신경을 쓴다. "스텝을 정확하게 해서 던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야에 공이 뜨면 내가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뛰어간다. 바깥쪽으로 많이 빠지는 공에 대해선 코스도 보인다"라고 했다.

끝으로 최지훈은 "좋은 기회가 왔고, 잘 잡아서 계속 경기에 나가고 있다. 올 시즌에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1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최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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