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 맞아? 선발부터 불펜까지 '강속구의 향연'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이젠 더 이상 파이어볼러 갈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두산 마운드가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선을 압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 후 줄곧 파이어볼러 갈증에 시달렸다. 시속 140km 초중반대의 구속을 갖춘 투수는 즐비했지만 140km 후반대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부족했다. 기대를 모았던 최대성, 홍상삼은 제구 난조 속 팀을 떠났고, 또 한 명의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지난해까지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김 감독은 “힘으로 찍어 누르는 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날 LG전은 그런 김 감독의 소망이 모두 이뤄진 경기였다. 공격적인 스카우트 활동으로 강속구 투수를 수집한 효과가 톡톡히 드러났다. 먼저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LG 타선을 묶었다. 1회 선두 이천웅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6회 2사 후 다시 이천웅에게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무려 17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최고 구속 157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투심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조절과 함께 곁들이니 LG 타선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알칸타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홍건희. 내야진의 슈퍼 백업 류지혁을 내줄 정도로 홍건희의 빠른 공이 탐났던 두산이다. 이미 두산 합류 후 10경기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68로 트레이드 효과를 내고 있었지만 이날은 더욱 안정적인 투구를 뽐냈다. 선두 오지환과 유강남을 연달아 삼진 처리한 뒤 대타 김호은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손쉽게 아웃카운트 3개를 늘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 이후 베테랑 이현승이 6-0으로 앞선 9회에 올라와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다. 이현승도 직구를 143km까지 던지며 힘을 보탰다. 두산 마운드의 환골탈태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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