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다 잘해 장겨울 될 뻔, 인연 無 조정석도 추천"…전미도, 그렇게 '슬의' 채송화가 됐다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전미도가 인기 뮤지컬 배우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첫 안방극장 주연 자리를 따내기까지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9일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하드털이 첫 번째로 전미도의 캐스팅비하인드 영상이 게재됐다. 신원호 PD가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기획한 선물 같은 콘텐츠로 매주 목요일 오픈되고 있다.

전미도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이후 '라이어' '신의 아그네스' '호야', '김종욱 찾기' '영웅' '닥터 지바고' '번지 점프를 하다' '해를 품은 달' '베르테르' '원스' '스위니도트' '어쩌면 해피엔딩' 등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온 무대계 스타다. 그는 뛰어난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2008),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2015),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2017),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여자인기상'(2017),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2018)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그런 그가 올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주연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 역할로 브라운관에 첫 진출, 파격적인 행보로 대중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무대와 달리 안방극장에선 시청자들에게 낯선 얼굴인 만큼 그의 캐스팅은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바.

과연 전미도는 어떻게 '채송화'가 됐을까. 영상은 전미도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이우정 작가와의 첫 미팅 당시인 2019년 4월 2일로 거슬러 올라가며 시작됐다.

전미도는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에게 인사를 건넨 뒤 "물 마셔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신원호 PD는 "되게 유명하신 분이라고 들었다. 죄송한데 제가 잘 몰라서"라고 말했고, 전미도는 "그럼 안 유명한 거다"라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그는 "막 차지연, 옥주현 씨처럼 대단한 가창력을 가진 배우는 아니다"라고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미도는 "매체를 안 하신 거냐"라는 신원호 PD의 물음에 "공연이 항상 잡혀 있다 보니까 촬영 스케줄이 안 맞았다. 최근 드라마 '마더'에 잠깐 나온 적은 있다. 저는 공연과 매체 활동 병행을 원하지 않는다. 양쪽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다. 올해는 공연 스케줄을 일부러 안 잡은 게 쉬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연이 닿아서 이쪽 일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향은 부산이다. 사투리 쓴다"라며 "대학 때 서울로 올라왔다"라고 궁금증에 답하기도.

전미도는 수줍게 말하던 첫인상과 달리, 사투리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내 채송화로 이입해 대본을 읽는 모습에서 첫 회 속 양석형(김대명)과의 첫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에 신원호 PD는 "너무 안정적이다"라며 감탄했다.

이후 2019년 6월 4일, 두 번째 만남이 그려졌다. 전미도는 극 중 채송화가 엄마와 통화를 나누는 장면 등 대본 리딩을 했다. 이우정 작가는 "진짜 의사 같다"라고 놀라워했다.

특히나 전미도는 장겨울(신현빈) 캐릭터마저 소화해내며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를 행복한 고민에 빠트리게 했다.

전미도는 채송화로 몰입한 데 이어 장겨울 대사를 받자 그 특유의 매력을 캐치해 순식간에 돌변했다.

이우정 작가는 "너무 잘한다. 원래 그런 무뚝뚝한 성격이 있는 거냐. 빨리 캐치를 하네. 이해력이 엄청 높다"라고 극찬했다. 전미도는 "그런 면이 다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설명을 해주셔서"라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신원호 PD는 "전미도를 두고 고민이 많다"라고 고백하기도. 이에 대해 이우정 작가는 "이왕이면 높은 비중을 드리고 싶은데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모르는 인물이라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은 와중에, 드리는 배역마다 참 잘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우정 작가는 "사실 채송화 역할이 어렵다. 다른 분들은 대본을 드리면 무조건 가라앉게만 읽으시더라"라고 전미도의 연기력을 높이 샀다.

신원호 PD 역시 "또박또박 잘 읽으신다"라며 "채송화는 재미없으면 안 되는 인물이다. 캐릭터 성격이 그렇지만 차분하게 가면 지루하지 않나"라고 짚었다.

이우정 작가는 "전미도가 채송화에 대해 처음으로 톤은 낮지만 그 안에서 기승전결, 희로애락을 다 보여줬다. 그런데 장겨울도 잘하네"라고 연신 극찬을 보냈다.

신원호 PD 또한 "'마더'의 톨게이트 신에서 한마디 하지 않았나. 그 한마디가 별 대사가 아닌데 너무 희한하게 맛있더라. 별게 아닌 대사인데 어떻게 저렇게 하지? 싶었다"라고 전미도에게 푹 빠진 모습이었다.

전미도는 "저는 작업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게 '돈 받는 것에 두 배로 보답하자'다"라고 당차게 밝혔다.

그는 "적게 주면 어떡할 거냐"라는 신원호 PD의 짓궂은 농담에도 "상관없다. '열심히 하겠다'는 거다. 역할이 작든 크든 간에 작은 역도 잘 살려내는 게 배우의 몫이니까. 그래서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라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신원호 PD는 전미도에게 "놀랍게도 같이 하기로 한 모 배우가 추천을 한 명해도 되냐고 하더니, 전미도를 추천했다. 정말 자기랑 아무 관계가 없는데, 무대에서 딱 한 번 '원스'를 보고 너무 반했다면서 추천하더라"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에 이우정 작가는 "서로 전혀 캐스팅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놀랐다"라고 전했다.

전미도를 추천한 모 배우는 바로, 이익준 역의 조정석. 그는 2019년 5월 9일 신원호 PD와 두 번째 만남에서 전미도를 추천한 것.

신원호 PD는 조정석에게 "사실은 연기로 따지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무명이다. 너무 잘하는데 이 친구가 하면 딱 좋은데 뭔가 캐스팅 밸런스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고민이다). 전미도라는 친구다.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잘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조정석은 "오 대박 사건"이라고 외치며 "저도 감독님한테 '전미도 오디션을 봐봐라' 하고 얘기하려 했다. 혹시나 신인을 찾는다면 이런 배우가 있는데 말씀드리고 싶었다.

조정석은 "딱 한 명 추천하라고 하면 전미도냐"라고 묻는 신원호 PD에게 "전 전미도였다"라고 단박에 답했다.

조정석은 전미도 전혀 인연이 없었던 상황. 그는 "작품에서도 만난 적 없고, 성격도 모르고 사석에서 본 적도 없다"라고 밝혔다.

오직 전미도의 연기력에 반한 것. 조정석은 "제가 딱 한 번 공연을 봤다. '원스'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전미도만 눈에 보이더라. 너무 잘해서 되게 놀랐다. '전미도가 잘한다'라는 얘기만 많이 들었었다. 심도 있게 공연을 봤는데 '저 친구가 매체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라. 매체로 나오면 얼굴도 새롭기에 신선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영상은 다시 전미도와의 두 번째 만남 당시로 돌아갔고, 전미도는 신원호 PD의 말에 "그분 되셨냐. 나중에 만약 같이 하게 된다면 절해야 할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기뻐했다.

신원호 PD는 거듭 "일면식도 없는데 정말 자기가 반해서 추천한다고 하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우정 작가는 "조만간 빨리 연락드리겠다"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채송화가 된 전미도는 제작진과 조정석의 예상대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신선함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완벽히 녹아들었다. 전미도가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채송화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십오야'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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