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 "가인의 '피어나', 오르가슴에 대한 노래…나이 들고 이야기할 수 있게 돼" [화보]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작사가 김이나의 화보가 공개됐다.

최근 코스모폴리탄과 화보 촬영을 진행한 김이나는 지난 5월 말 두 번째 책 '보통의 언어들'을 발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아무리 특별한 이야기도 언어로 표현될 때 곡해되지 않아야만 전달될 수 있다"라며 "그런 오해가 어디서 출발하는지 궁금했고, 그럴수록 지금 우리가 관성적으로 쓰고 있는 보통의 말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김이나는 책에서 주로 부정적으로 쓰이는 단어 이면의 긍정적 의미를 들여다보는 시선을 공유했는데, "사람마다 단어를 각기 다른 생명체로 쓰고 있다는 걸 알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더 넓게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집필 의도를 전했다.

그러면서 "예를들어 '예민하다'란 말은 원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데, 우리가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튀거나 무던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쓰이잖아요. 보통과 다른 면을 짚어줄 수 있는 '예민한' 구석이 있다는 건 섬세하다는 장점이기도 한데 말이에요"라는 생각도 덧붙였다.

또한 2012년에 발표된 가인의 '피어나'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피어나'는 오르가슴에 대한 노래예요. 오르가슴은 사랑이라는 관념을 인간이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신이 만들어놓은 기적 같은 경험이잖아요"라고 설명하며 "여성들은 자기 몸에 대해 솔직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문란한 사람처럼 받아들여지는 섀도복싱을 마주하고 있어요. 저 또한 10~20대 때 그런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나이를 먹고 오르가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르가슴이나 성은 신체에 관한 얘기고, 관계를 견고히 하는 사랑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잖아요"라는 생각을 밝혔다.

대중 매체에서 라디오 DJ,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김이나는 '연애에 통달한 언니' 혹은 '야하고 지적인 언니' 이미지로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반응을 두고선 "미디어에서 깊이 있는 어른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오히려 저는 10~20대 때 너무 불안정한 자아였고, 우여곡절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견고한 30대를 보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20대 때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누군가 그때 내게 이런 얘기를 해줬더라면…' 하는 마음 때문인지, 계속 젊은 여성층을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는 "지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망의 출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욕망에는 반드시 결핍이 따르는데, 내가 어떤 점이 결핍돼 이런 욕망이 생겼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결핍은 사람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소거든요. 결핍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내가 가진 무언가가 생겼다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머릿속에 '나'에 대한 매뉴얼이 생기면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라며 20~30대 여성들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코스모폴리탄 8월호 공개.

[사진 = 코스모폴리탄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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