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 승부처, 허문회 계산의 핵심과 노게임 탄식[MD이슈]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때 부상이 많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기본적으로 10개 구단의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 허문회 감독은 "거의 매 시즌 5~6위는 2~3경기 차"라고 했다. 물론 올 시즌의 경우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가 많이 뒤처졌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8개 구단이 SK와 한화에 144경기 모두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

허 감독은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중시했다.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고, 부상을 방지해야 승부처로 잡은 8~9월에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어느 팀이든 8~9월에 부상을 방지하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면 2~3경기를 극복하고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허 감독은 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8~9월 싸움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올 시즌의 경우 10월까지 승부처다. 선수들이 그걸 알고 알아서 체력관리를 했다. 부상이 없는 것을 1차 목표로 했다. 선수들이 방법을 빨리 알아차린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8~9월이 승부처일까. 허 감독은 "그때 부상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8~9월은 시즌 막바지 고비를 맞이하는 시기다. 체력이 고갈되면서 부상자가 많이 발생한다. 이때 부상자가 적고, 주축들의 체력 관리를 효율적으로 한 팀이 최상의 전력을 내며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서 우위를 점한다는 게 허 감독 지론의 핵심이다.

올 시즌 롯데는 장기부상자가 많지 않다. 시즌 초반 정훈이 복사근 파열 부상으로 1개월 정도 이탈했다. 그러나 건강하게 돌아왔고, 맹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아드리안 샘슨이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9일 잠실 두산전서 복귀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디테일을 강조했다. "무조건 쉴 때 쉬는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목표에 따라 움직이면서 체력 소모를 덜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무조건 스윙 2~300개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트레이닝 파트의 역할도 중요하다. 허 감독은 "6주 부상이 나오면 4주 정도 당기는 게 트레이닝 파트의 역할이다. 의사 말대로 6주 진단이 나올 때 1~2주 당길 수 있어야 한다. 그 싸움이다"라고 했다.

롯데는 올 시즌 부상 데미지를 최소화하면서, 팀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한다. 8월 들어 4연승을 달리면서 호시탐탐 5강권을 바라본다. 허 감독은 고참들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항상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등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어린 선수들만 있다면 힘들 수도 있었다"라고 했다.

그래도 부상자는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기대 이하로 부진한 선수들도 나온다. 특히 올해처럼 특수한 시즌에는 컨디션 관리가 예년보다 더 힘들다. 그래서 허 감독은 백업들의 적절한 배치 및 활용을 중시한다. 본인이 승부처로 잡은 8~9월에도 결국 백업들이 주전들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허 감독은 "8~9월이라서 변화를 주기보다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억지로 어떻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체력과 컨디션을 최고 수준으로 맞추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5일 인천 롯데전 노게임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허 감독은 1시간 지연, 두 차례 중단 후 자정이 거의 다 돼서 9회 강우콜드게임 처리된 5일 잠실 두산-삼성전과 비교할 때 일관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헷갈리지 않게 관련 규정 적용을 정확하게 해달라고 KBO에 요구했다. 실제 노게임 직후 빗줄기가 다소 가늘어진 건 사실이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72경기만 소화했다. 우천취소만 11경기다. 모두 10월 이후 추후편성이다. 어쩌면 그 11경기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허 감독은 6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지금 상황에선 시즌 막판 체력이 우려된다"라고 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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