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최원준 "내가 잘해야 감독님이 한 경기라도 편하게 보신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대체 선발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대체라는 꼬리표는 사라진다. 최원준(두산)이 그런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홈 4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43승 1무 32패를 기록했다. 7월 26일 관중 입장 후 첫 홈경기 승리였다.

최원준은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 9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올렸다. 1회부터 33개를 던지는 등 투구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실점을 최소화했고, 5회 2사 1, 2루서 투구수가 110개를 넘긴 가운데 김호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날 118구는 종전 7월 31일 창원 NC전 99구를 넘어선 한 경기 개인 최다 투구수.

최원준은 경기 후 “홈 팬들 앞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한 걸 알고 있었다”며 “어제 경기까지 늦게 끝나면서 힘들었는데 야수 형들이 점수를 내줘 고마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100구를 넘긴 최원준. 다음 경기에서는 긴 이닝과 함께 100구를 넘기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는 “투구수 관리를 못한 게 아쉽다”며 “변화구가 자꾸 손에서 빠지는 걸 신경쓰다보니 투구수가 많아졌다. 볼넷은 적었지만 카운트 싸움을 못한 결과다. 다음 경기에선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찬의 대체선발로 낙점돼 벌써 4차례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선발이란 자리가 익숙해졌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보다 내가 잘해야 감독님, 코치님들이 한 경기라도 편하게 보실 수 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책임감을 전했다.

투수조장 유희관의 조언도 이날 호투에 한 몫을 했다. 최원준은 “NC전 이후 (유)희관이 형이 투수 단체 대화방에 ‘힘들어도 다 지나가는 것이니 힘내서 하자. 어리니까 다들 자신있게 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며 “힘든데 내색 안하고 열심히 해준 야수 형들 역시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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