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충격의 7회초, 불펜 4인방 '1이닝 7피안타 7실점'[MD현장]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키움이 올 시즌 몇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필승계투조가 7회에만 7실점하며 2-8로 역전패했다.

키움은 작년보다 타선의 위력이 뚝 떨어졌다. 사실상 팀 평균자책점 1위(4.47)의 마운드로 NC 다이노스와 불안한 선두다툼을 한다. 마운드도 토종 선발투수들의 기복과 부상으로 작년보다 강하지 않다. 결국 리그 최강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필승계투조가 흔들리면서 패배하면 데미지는 두 배다. 사실 선두 NC를 견제하면서 두산과 LG를 최대한 밀어내야 하는 키움으로선 하위권의 롯데에 2연패한 것 자체가 엄청난 타격이다. 심지어 부산도 아니고 홈에서 당한 2패다.

선발투수 한현희가 근래 들어 최고의 투구를 했다. 6이닝 동안 롯데 타선에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믿었던 불펜이 7회에 와르르 무너졌다. 특히 이영준과 김상수는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1볼넷 2실점했다. 김태훈은 ⅓이닝 동안 3피안타 3실점했다.

세 사람은 키움 필승계투조의 핵심이다. 이영준과 김상수는 7~8회 박빙 리드를 지켜서 마무리 조상우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김태훈은 전천후 불펜으로서 무게감이 크다. 안우진이 이날 허리 통증을 털어내고 25일만에 돌아왔지만, 손혁 감독은 당장 타이트한 상황서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손 감독이 7회에 이들을 몽땅 투입한 건 7회가 승부처였기 때문이다. 8회는 그 다음 문제였다. 그러나 이들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이영준은 내추럴 커터와 함께 날카로운 제구가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밸런스 난조인 듯하다. 이날 포함 3경기 연속 볼넷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딕슨 마차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이병규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고 볼 4개를 잇따라 던진 게 대량실점의 씨앗이었다.

손 감독은 무사 1,2루서 김상수를 넣었으나 상황은 악화됐다. 김준태에게 초구 포심으로 승부하다 1타점 우전적시타를 맞았고, 안치홍에게 10구 접전 끝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가 됐다. 손 감독의 선택은 김태훈. 땅볼 유도에 능한 포크볼이 있어 주자가 있을 때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태훈이 정훈에게 동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준 뒤 손아섭에게 1타점 역전 우전적시타, 전준우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 이대호에게 좌선상 2타점 적시타를 내줘 승부가 완벽히 기울었다. 이영준과 김상수의 실점이었고, 또 다른 전천후 불펜 양현마저 후속타를 맞아 김태훈에게도 실점이 주어졌다. 양현은 실점하지 않았으나 ⅔이닝 2피안타 1볼넷으로 좋은 기록이 아니었다. 이들 4인방은 이날 1이닝 7피안타 3볼넷 7실점을 합작했다.

키움은 선두 NC가 8월 이후 급격히 흔들리는데도 한 번도 선두자리를 빼앗지 못한다. 결정적 순간 뼈 아픈 패배를 당한다. 경기력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 선두공략은 고사하고 2위를 지키는 게 급선무다.

[이영준(위), 김태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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