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배영수, 철두철미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정의한 루틴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 3년차 투수 최채흥은 최근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생애 첫 완봉승을 따내며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채흥은 지난 13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삼성의 11-0 완승을 이끌었다. 최채흥이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따낸 완봉승이었다.

“프로에서 꼭 해보고 싶은 기록이었는데 달성하게 돼 기쁘다. 앞으로 10승도 해보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한 최채흥은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치르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특별한 게 없다. 로테이션 준비할 때 운동법을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허삼영 감독 역시 선수 개개인이 루틴을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전했다. 허삼영 감독은 “선발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루틴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쉽게 무너지지 않고, 무너져도 빨리 일어설 수 있다. 자신만의 루틴이 없는 선수들은 슬럼프가 왔을 때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지 쉽게 찾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올 시즌 활약 중인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사례로 박해민을 꼽았다. 5월 한때 타율이 .182까지 떨어져 1군에서 말소됐던 박해민은 “몇 년간 네 유니폼이 너무 깨끗했다”라는 오치아이 에이지 2군 감독의 충고를 새겨 절치부심했다. 이어 1군으로 돌아와 공수주에 걸쳐 리드오프다운 활약상을 펼쳤다.

박해민은 올 시즌 97경기서 타율 .311 60득점 19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2016시즌 작성한 커리어-하이(.300)를 훌쩍 뛰어넘는 페이스다. “(박)해민이는 자신만의 루틴이 확실하게 생겼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거라 확신한다.” 허삼영 감독의 말이다.

허삼영 감독은 이어 “최채흥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도 당일 컨디션에 좌우되지 않고, 컨디션이 안 좋아도 마운드에서 해결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루틴을 가졌으면 한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은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에 입단, 5년간 현역으로 뛴 후 은퇴했다. 이후 전력분석 업무를 거쳐 운영팀장도 겸임하며 삼성의 역사를 함께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전설들과 함께 해왔던 허삼영 감독의 기억에 남는 루틴을 가졌던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

허삼영 감독은 이에 대해 “윤성환, 배영수가 기억에 남는다. 이들은 훈련할 때 철두철미했다. 근력운동, 러닝 등 컨디셔닝 코치들이 시키는 것을 다 소화한 후에도 자신만의 루틴을 가져갔다. 컨디셔닝 코치를 힘들게 하는 선수들이 야구도 잘하고, 오래 한다. 주어진 일정만 소화하는 선수는 길게 가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허삼영 감독(상), 배영수(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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