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가을야구 갔으면…" KT 이강철 감독이 전한 진심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올해만큼은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큰 KT 위즈의 2020시즌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17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해는 KT가 꼭 가을야구에 갔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밝혔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이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시범경기 및 전반기에만 반짝 활약하는 팀이 아니다. 전날에는 홈에서 두산을 3-0으로 꺾고 시즌 첫 단독 4위에 올라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한 전망을 밝혔다. 이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에도 NC와 막판까지 5위 싸움을 펼치다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올해는 한 단계 올라선 4위 경쟁을 통해 한층 성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 감독은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강해진 마인드를 꼽았다. 지난 13일 수원 한화전에서 베테랑 선수들과 나눈 대화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KT는 당시 2-4로 뒤진 채 9회말을 맞이했지만,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대거 3점을 뽑으며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전 같았으면 2-4로 힘없이 마무리되는 경기가 선수들의 뒷심과 함께 승리로 바뀌었다.

이 감독은 “경기를 계속 끌려가다보니 베테랑들이 상당히 힘들어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했지만 ‘지는 게 용납이 안 된다’, ‘무조건 이겨야한다’고 말했다”며 “듣는 나로서는 너무 고마웠다. 작년에는 기가 먼저 죽었는데 올해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경기는 즐기면서 이기려는 마음을 확인했다. 확실히 달라지긴 달라졌다.”고 흐뭇해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막내 구단 KT에도 팀을 듬직하게 리드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 제법 생겼다. 순위싸움, 가을야구 등 큰 경기에선 베테랑의 존재가 더욱 빛나는 법이다. 현재 KT는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 등이 중심을 잡고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그렇기에 올해는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가을야구라는 열매는 KT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 감독은 “현재 팀이 강해지는 과정에 있다. 베테랑들이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마음으로 팀을 이끄니 어린 선수들도 잘 따라가고 있다”며 “이런 과정이 차근차근 이뤄지면서 팀이 강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 꼭 가을야구를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2번에서 맹활약 중인 황재균도 달라진 KT의 분위기를 체감한다. 그는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잡아야할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힘든 경기도 뒤집어서 이긴다. 선수들 모두 KT가 여기까지 올라온 게 처음이니 기회가 왔을 때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다. 다들 엄청 가을야구를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10-10-10-9-6. KT의 2015년 1군 진입 후 매 시즌 순위다. 2018년까지도 각종 시행착오 속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 막판 5위 싸움을 통해 지금의 4위 경쟁을 만들어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경험을 통해 성장세가 눈으로 확인되고 있는 KT다. 여기에 가을야구라는 성과가 더해진다면 2021시즌의 KT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 감독이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강하게 열망하는 이유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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