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피해자들에게 힘 됐으면" 장재인, 과거 성폭력 고백…격려 봇물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가수 장재인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픔을 고백한 가운데, 팬들의 격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17세에 처음으로 발작을 일으키다 이듬해 불안 증상·불면증·거식증·폭식증 등을 앓게 됐다고 털어놓은 장재인은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맘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고 알렸다.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는 장재인은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이 좋겠다 싶다"고 썼다.

이후 해당 게시물에는 네티즌의 응원이 쏟아졌다. 이들은 "항상 응원합니다"라며 장재인을 격려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장재인은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하며 과거 성피해를 입었다고도 말했다.

장재인은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 이후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다.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고 적었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라며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재인은 2010년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2'로 얼굴을 알렸다. 2013년 근긴장이상증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그는 2년간의 투병을 마치고 복귀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장재인 인스타그램]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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