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필승조 붕괴…두산 치고 올라가기 힘드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이날은 믿었던 필승조가 무너졌다. 좀처럼 치고 올라가기가 힘든 두산이다.

두산은 시즌 막바지 반등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새로운 팀 세리머니를 만들었다. 안타를 치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는 이른바 ‘한발 세리머니’로,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주장 오재일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자발적으로 ‘아직 한 발이 남았다’,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27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도 세리머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안타를 하나만 치면 된다는 건가”라고 농담하면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 이럴 때 제일 힘든 건 선수들 본인일 텐데…”라고 대견해했다.

전날 키움전 귀중한 1승으로 공동 3위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힌 상황. 이날도 한발 세리머니의 효과가 나오는 듯 했다.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초반 김하성의 2점홈런에도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0-2로 뒤진 7회 1사 1, 2루서 대타 박건우의 적시타와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창 좋았을 때의 뒷심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믿었던 필승조가 삐걱거렸다.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전체 1위(2.71)의 두산 불펜이었기에 대량실점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8회 선두 이현승이 박준태에게 안타를 맞은 게 화근이었다. 이어 올라온 이승진이 김혜성의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 1개를 늘렸지만, 서건창-이정후(2루타)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강률도 쓴맛을 봤다. 김하성의 볼넷에 이어 에디슨 러셀을 삼진 처리한 뒤 루키 변상권에게 우월 쐐기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변상권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두산은 이날 키움에 3-7로 패하며 상위 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9월 8일 잠실 KT전을 끝으로 연승이 없다. 아직 한 발이 남았다고는 하나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한 발이 있다면 하루 빨리 그걸 꺼내보여야 하는 두산이다.

[이승진.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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