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무기력한 두산 타선, 89년 빙그레·07년 SK가 보인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6년째인데, 올해가 제일 안 터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23일 한국시리즈 5차전 직후 내뱉은 말이다. 두산 타선이 심각한 수준이다. 21일과 23일 4~5차전서 잇따라 영패(0-3, 0-5)를 당했다. 특히 20일 3차전 8회부터 23일 9회까지 무려 19이닝 연속 무득점.

158타수 35안타 타율 0.222 3홈런 13타점 15득점. NC가 160타수 46안타 타율 0.288 3홈런 22타점 23득점한 것과 확연하게 대조된다. 김재호(0.467), 정수빈(19타수 6안타) 정도를 제외하고 잘 맞는 타자가 없다.

0.267의 최주환, 0.263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0.222의 허경민은 '양반'이다. 2할도 안 되는 타자가 수두룩하다. 오재일이 17타수 3안타로 0.176, 박세혁이 18타수 3안타로 0.167, 박건우가 15타수 2안타로 0.133, 김재환이 20타수 1안타로 0.050.

김태형 감독은 "4번 타자가 워낙 안 맞으니"라고 했다. 김재환이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김재환 말고 4번을 칠 타자도 없다는 뜻이다.

주축 타자들이 해결하지 못하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없다. 김 감독은 "대타로 나갈 사람도 없다. 김인태 정도다. 나머지 선수들은 한 달째 경기를 못 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애버리지가 너무 떨어지다 보니 대타도, 작전을 쓸 타이밍도 마땅치 않다. 김 감독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불명예 기록이 다가온다. 1989년 빙그레 이글스와 2007년 SK 와이번스가 보인다. 빙그레는 1989년 10월27일 해태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8이닝)을 시작으로 10월29일 3차전(9이닝), 10월30일 4차전(5이닝)까지 22이닝 연속 무득점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이닝 무득점 2위.

1위는 SK다. 2003년 10월24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6차전(5이닝)을 시작으로 10월25일 7차전(9이닝)까지 14이닝 연속 득점을 하지 못했다. 이 기록이 4년 뒤까지 이어졌다. 2007년 10월22일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9이닝)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

두산이 24일 6차전서 3회까지 득점하지 못하면 1989년 빙그레와 타이를 이룬다. 4회까지 득점하지 못하면 SK와 공동 1위가 된다. 5회까지 득점하지 못하면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이닝(24이닝) 무득점 신기록을 세운다.

참고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이닝 무득점은 삼성 라이온즈가 보유했다. 1991년 10월3일 빙그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5이닝)을 시작으로 1992년 9월25~2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합계 18이닝), 1993년 10월9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5이닝)까지 총 28이닝 연속 득점하지 못했다. 두산이 6차전서 정규이닝에 득점하지 못하면 1993년 삼성과 타이를 이룬다.

NC의 6차전 선발투수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 21일 4차전서 구원 등판, 2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39개의 공을 던졌다. 이후 사흘만의 등판이라는 변수가 있다. 구위가 평소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두산으로선 이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루친스키를 공략해야 불명예 기록의 위기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이어가는 발판을 놓을 수 있다. 반대로 루친스키를 또 다시 공략하지 못하면 불명예 기록과 함께 NC 통합우승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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