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담, KB 정상탈환 마지막 퍼즐 될 수 있나[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트레치4로 잘 해줬다."

김소담은 2019~2020시즌 도중 김진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B 유니폼을 입었다. KDB생명 시절부터 빅맨 유망주로 불렸다. 국가대표팀에 선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좋은 슛 터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골밑에서 몸싸움에 소극적인 약점이 있다. 수비력과 리바운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과거 몇몇 관계자는 "멘탈을 쉽게 다잡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기복이 심했다.

KB 이적 후에도 이런 평가를 뒤집지 못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외국선수가 뛰지 않던 2쿼터에 주로 중용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초반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박지수의 백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또한, KB의 4번에는 공수에서 활동량이 많고 외곽슛까지 갖춘 김민정이 있다.

그래서 22일 하나원큐전은 김소담에게 의미 있었다. 단순히 커리어하이 득점(26점)이 중요한 게 아니다. KB에 중요한 퍼즐과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년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는 KB로선 핵심 멤버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다.

김민정이 등 통증으로 결장했다. 안덕수 감독은 김소담을 선발 출전시켰다. 그동안 주로 박지수, 김민정의 백업으로 내보냈으나 이날은 무려 30분40초나 기용했다. 그리고 김소담은 박지수와 함께 뛸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하나원큐는 박지수에게 더블팀을 준비했다. 양인영과 이정현이 번갈아 막으면서 주위의 수비수가 도움 수비를 했다. 이때 KB는 빠른 패스게임이 돋보였다. 그 과정에서 김소담이 미드레인지와 3점 라인 밖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 김소담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하나원큐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빅맨이지만 외곽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박지수와 함께 뛰어도 스페이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나원큐는 로 포스트에서 박지수를 더블팀 하느라 스트레치4로 움직인 김소담을 강하게 막기 어려웠다.

김민정도 외곽슛 능력이 있다. 그러나 수비력과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은 스타일이다. 공격리바운드에 의한 풋백이나 컷인 득점을 많이 한다. 즉, 김소담과 스타일이 다르다. KB는 상대에 따라(특히 박지수 수비법에 따라) 김민정과 김소담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

KB는 심성영 염윤아 강아정 김민정 박지수가 베스트5다. 여기에 허예은, 최희진 정도가 핵심 식스맨이다. 로테이션 폭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다. 김소담이 제 몫을 해주면, KB로선 다양한 옵션을 창출하면서 박지수와 김민정의 체력도 안배할 수 있다. 결국 앞으로 김소담이 기복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장점만 꾸준히 발휘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

김소담은 "OK저축은행 시절 정상일 감독님이 꾸준히 3점슛 연습을 하라고 했다. 그때부터 다시 3점슛을 던졌다. 그동안 잘 안 된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멘탈 코치님으로부터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다시 시도하자는 말을 들었다. 실수하더라도 도전하는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 민정이가 돌아오면 출전시간을 나누겠지만, 그 시간만큼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안덕수 감독은 "소담이가 부담이 컸을 텐데, 그 부담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갖고 해줬다. 스트레치4로 잘 해줬다. 고맙다"라고 했다.

[김소담.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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