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X박하선 '산후조리원', "엄마도 중요한 사람" 되새기며 종영…'시즌2 문 열릴까' [MD리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산후조리원'이 헌신적인 사랑을 강요하는 비뚤어진 모성애가 아닌,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막을 내렸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오현진(엄지원)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누아르물이다. 지난 2일 첫 회를 시작으로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뜨거운 공감을 불러 모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24일 밤 방송된 최종회 8회에선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유행가 노랫말로 알 수 있듯,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엄마의 모습을 비틀며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사실 엄마도 짜장면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아가 엄마도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강조했다.

겉으로는 완벽한 엄마이지만 정작 자신은 돌볼 줄 모르는 조은정(박하선). 그는 하경훈(남윤수)에게 "나 연주회 우연히 온 거 아니다. 위로받고 싶은데 갈 곳이 없었다. 친구도 없고. 친구라고 변명하면 한 번쯤은 괜찮지 않나 싶어서 찾아온 거다. 근데 더 확실히 알았다. 난 친구 만들 주제도 못 되는 거. 그쪽은 20대라 친구 사이에 남자, 여자가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나는 사람들 눈에 이상하게 보일 일, 트집 잡힐 일 하면 안 된다. 나는 애들 엄마고 애들 아빠 아내니까"라고 털어놨다.

하경훈은 다친 다리를 이끌고 도망치듯 떠나려는 조은정에게 "사모님은 본인 아픈 걸 모른다. 사모님도 중요한 사람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져도 된다. 그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라고 따뜻한 한마디를 건넸다.

그제야 조은정은 남편인 프로 골프선수 이선우(정성일)에게 "'결혼 후 슬럼프' 기사 볼 때마다 마음 졸여. 나 때문일까 봐, 당신도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 봐. 매일매일 당신 눈치가 보였다.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 나도 중요한 사람이니까 좀 더 행복해지라고 너무 안쓰럽다고. 그래서 나도 이제 행복하게 살 거다. 이제 당신 눈치 그만 볼 거다"라고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다.

오현진은 산후조리원 퇴소 교육을 받는 1시간 동안 아기 인형을 다섯 번이나 위험에 빠뜨렸다며 좌절했다. 간호사 안희남(최수민)은 그런 오현진에게 "여기 온 첫날을 생각해 봐라. 제대로 수유도 못했는데. 그에 비하면 지금은 프로 다 됐다. 너무 걱정 마라. 엄마도 아이도 같이 크는 거다. 라온이 옆에 있다 보면 잘 할 수 있다"라고 힘을 북돋워줬다.

퇴소 후 육아휴직을 결심한 오현진. 그는 남편 김도윤(윤박)에게 "나 오늘 회사에 육아휴직한다고 얘기하고 오려고. 1년만 해보려 한다. 2년짜리 계약직 상무가 1년 육아휴직하면 회사에서 자를까? 그래도 뭐 어쩔 수 없고. 엄마라는 일이 더 중요한 거 같아서 그렇다. 다들 나처럼 하고 싶은 일 많고 꿈 많은 사람들인데, 그런데 아이를 위해 양보하고 포기하고 사는 것이더라. 나도 엄마잖아. 딱풀이 얻었는데 나도 포기할 줄 알아야지. 딱풀이 크는 거 옆에서 보고 싶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현진은 큰 프로젝트가 주어지자 마음을 바꾸며 반전을 선사했다. 이내 그는 "난 여전히 아이보다 나의 일이 우선인 최악의 엄마였다. 모두가 빠져나간 엄마 세계의 꼬리 칸, 그곳에 혼자 남겨져 있었다"라고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오현진은 조은정에게 "난 왜 이 모양일까. 옆에 있어주는 게 그게 엄마니까, 육아휴직을 하러 회사에 갔는데 더 큰 프로젝트에 눈이 멀어 내가 하겠다고 했다. 출장도 많고 야근도 많은데 나처럼 이기적인 엄마는 없을 거다"라고 토로하기도.

이에 조은정은 "엄마도 원래 이기적이다. 사람이니까"라고 받아쳤다. 그는 오현진에게 "아이를 키워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나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하라. 포기하지 말고"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오현진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1시간만 푹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빌었지만, "아이와 함께 울었고 아이와 함께 매일매일 자랐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신이 아니었고 아이는 우리에게 행복만 주는 존재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함께여야 한다. 우리의 달라진 삶은 지금부터 시작이니까"라고 전했다.

더불어 세레니티 산후조리원 원장 최혜숙(장혜진)은 "출산은 고생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매일매일 깨닫게 될 거다. 하지만 우리는 잘 할 수 있다. 제가, 그리고 조리원 식구들, 산모님들이 함께해줄 거니까.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아이랑 함께 행복한 엄마다. 꼭 행복해져라"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 tvN '산후조리원' 8회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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