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대한항공에 또다른 ‘고졸 신화’가 탄생하는 것일까.
대한항공 점보스는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 빅스톰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OK금융그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시즌 9승 4패(승점 25).
안드레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2경기 연속 결장한 상황. 그러나 정지석이 팀 최다인 30점(공격 성공률 60.46%)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과 서브가 각각 1개씩 모자란 활약이었다.
외국인선수가 없어 더욱 책임감이 커졌을까. 정지석은 경기 후 “비예나가 시즌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작년에 워낙 좋은 기록을 세워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렇기에 우리가 이번에 많이 도와주자는 생각이었다. 성장하려면 이런 상황도 겪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V리그 특성 상 외인이 풍기는 포스가 있다. 아무리 국내선수가 잘해도 외인은 뭔가 해줄 것 같은 믿음이 있다”며 “외인이 없어 내가 해결해야한다는 부담이 없을 순 없다. 그러나 요즘은 즐기면서 한다. 오히려 안 됐을 때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계속 생각한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비예나가 없었지만, 라이트 포지션에는 임동혁이란 든든한 대체자가 등장했다. 프로 4년차인 임동혁은 이날 데뷔 후 최다인 29점(54.34%)을 올리며 외인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5세트 혼자서 무려 9점을 몰아쳤다.
정지석은 “(임)동혁이가 비예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경쟁을 펼치고 있고, 선수는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며 “동혁이가 컵대회 때 이미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앞서 삼성화재, OK금융그룹전에서도 모두 그랬다. 오늘 러셀 앞에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외인 못지않게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후배의 활약에 기뻐했다.
임동혁은 정지석과 마찬가지로 대졸이 아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른 나이에 프로의 길에 들어섰다. 최근 활약을 보면 고졸 출신으로 V리그 최고의 레프트로 성장한 정지석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예감이 든다.
한 팀의 에이스로서 임동혁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정지석은 “난 아직 에이스라 하기엔 부족하다”고 수줍게 웃으며 “동혁이가 앞으로 우리나라, 또 프로에서 큰 직책을 맡아야한다. 멘탈이 많이 약한 편인데 내가 에이스로 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후배의 성장을 기원했다.
[정지석.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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