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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임동혁(21, 대한항공)은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지난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 빅스톰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OK금융그룹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외국인선수 안드레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2경기 연속 결장한 상황. 그러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에이스 정지석이 30점으로 중심을 잡은 가운데 비예나의 포지션에 투입된 임동혁이 데뷔 후 최다인 29득점으로 코트를 맹폭했기 때문. 5세트에는 혼자 9점을 책임지며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만난 임동혁은 “솔직히 정신이 많이 없었는데 다들 다독여줘서 잘할 수 있었다”며 “올라오면 때리자는 생각이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한 경기 최다 득점이라는 기록까지 따라왔다. 힘들었지만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세트 원맨쇼에 대해선 “4세트까지 러셀과 많이 겹치면서 공격이 부진했는데 4세트가 끝나고 이렇게 지면 허무할 것 같다는 생각에 걸리면 다 때리자고 마음을 먹었다. 운 좋게 공격이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제천산업고 라이트 출신의 임동혁은 2017-2018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 U-19 세계선수권대회 득점왕 등을 해내며 ‘고교 특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그 결과 고졸임에도 1라운드에 호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만큼 임동혁을 향한 대한항공의 기대치가 높았다.
임동혁은 올해로 고졸 4년차를 맞이한다. 외인이 주로 담당하는 라이트 특성 때문에 그 동안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박기원 전 감독 아래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고향 제천에서 열린 KOVO컵에서 맹활약하며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신임까지 얻었다.
임동혁은 “컵대회는 단기전이라 부담이 덜 됐는데 정규리그는 장기전이라 매 경기가 중요해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며 “그러나 부담감을 즐기려고 한다. 라이트라서 어려운 공을 때려야 하지만 형들이 옆에서 자신감을 준다. 그저 열심히 할 뿐”이라고 밝혔다.
산틸리 감독은 전날 브리핑에서 비예나의 복귀 시점을 묻자 “지금 당장 해결책이 없어 교체도 하나의 고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3라운드는 임동혁이 주전 라이트를 책임져야 한다. 백업 자원인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에겐 지금이 중요한 시간이다. 젊기 때문에 경기를 뛰면 뛸수록 자신감과 승부처 클러치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며 “그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는 과정에 있다. 분명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임동혁 또한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는 “새 감독님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시고 기회도 많이 주셔서 이에 부응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선 코트에서 잘해야 하고 팀 승리에 도움이 돼야 한다. 여러 방면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형들을 믿고 즐기면서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야말로 비예나 부상의 전화위복이다. 고졸특급으로 불렸던 임동혁이 마침내 날개를 펴고 비상하고 있다.
[임동혁. 사진 = KOVO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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