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대한항공의 차세대 에이스 임동혁이 팀을 떠난 안드레스 비예나에게 특별한 작별인사를 남겼다.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외국인선수 비예나와의 결별을 택했다. 무릎 부상의 장기화로 인해 더 이상 동행이 불가하다고 판단, 대체 외인으로 과거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에서 뛰었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비예나는 지난달 28일 KB손해보험전을 끝으로 한 달 가까이 코트를 밟지 못했다.
스페인 출신의 비예나는 2019-2020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해 첫 시즌 효자 외인으로 거듭났다. KOVO컵 MVP를 시작으로 정규시즌서 두 차례의 라운드 MVP를 따냈고, 득점과 공격종합 1위, 서브 2위에 오르며 베스트7(라이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10경기 만에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나게 됐다.
비예나와의 작별을 가장 아쉬워한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비예나가 떠나며 주전으로 도약한 임동혁이었다. 23일 OK금융그룹전 승리 후 만난 그는 “비예나와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떠날 때 비예나가 울었는데 나도 마음속으로 눈물 그 이상을 흘렸다. 부상 때문에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고졸 4년차 임동혁에게 비예나는 라이트 포지션의 멘토이자 좋은 형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경험이 풍부한 비예나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정통 라이트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동혁은 “같은 포지션이라 보고 배운 게 많았다. 타점을 잡기 편한 스텝을 익혔고, 작전타임 때마다 상황 별 대처능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내가 사실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비예나 덕”이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대한항공은 비예나가 빠졌지만 토종 라인업을 앞세워 6연승을 질주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비예나의 조언을 흡수한 임동혁이 있다. 그는 전날 OK금융그룹을 만나 32점-공격 성공률 63.82%의 맹폭을 가하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매 경기가 발전의 연속이다. 지난 12일 의정부 KB손해보험전에서 데뷔 첫 30득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불과 2경기 만에 다시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의 활약을 언급하자 “이젠 새롭지 않다. 예상이 되지 않나”라고 여유를 보이며 “해줄 것으로 항상 기대한다”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가 합류하는 내년 1월 중하순까지는 지금의 토종 라인업을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 임동혁이 최대 한 달을 더 라이트에서 활약해야 한다는 뜻이다. 꾸준한 경기력은 요스바니 합류 이후에도 많은 출전 시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동혁은 “요스바니가 오면 경쟁보다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로 안 될 때 보완하면서 간다면 좋은 경쟁도 할 수 있고 팀에 도움도 될 수 있다”고 새 외인의 합류를 고대했다.
[임동혁. 사진 = KOVO 제공,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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