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때 LG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정찬헌(31)은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선발투수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두 번째 허리 수술이라 부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직까지 변경하는 모험을 택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정찬헌의 부활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지난 해 신인 이민호와 함께 '10일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19경기에 등판, 110⅓이닝을 던져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정찬헌의 지난 시즌 하이라이트 장면은 역시 6월 27일 인천 SK전이었다. 당시 9회말 1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진행하며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비록 안타를 맞고 대기록을 품에 안지 못했지만 생애 첫 완봉승으로 그 아쉬움을 달랬다. LG가 7연패에 빠져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정찬헌의 투구는 흔들림이 없었다. 정찬헌은 "당시 팀이 7연패 중이었고 무엇보다도 팀의 승리가 더 중요했다. 그리고 사실 운도 많이 따른 경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자신이 직접 선정한 최고의 경기는 6월 4일 잠실 삼성전. 바로 탈삼진만 11개를 기록한 날이었다. "경기 결과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투구 밸런스로 던진 경기였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마다 그날의 경기 투구 장면을 다시 보면서 밸런스를 잡았다"라는 게 정찬헌의 설명이다.
사실 정찬헌이 부활에 성공하기까지 과정은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수술을 해서 더욱 결정하기 힘들고 어려웠다. 첫 번째 허리 수술을 했을 때 너무 힘든 기억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정찬헌은 "내가 정말 마운드에서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 사실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부활을 이끄는 조력자들이 있었다. 정찬헌은 "곁에서 늘 묵묵하게 응원해주며 항상 힘이 됐던 아내가 있었고 컨디셔닝 코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어려운 재활을 포기하지 않고 잘 진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정찬헌의 부활을 위해 노력한 이는 바로 이권엽 컨디셔닝 코치였다. 그는 개인 시간까지 투자하면서 정찬헌의 부활을 위해 온힘을 썼다. 정찬헌은 "모든 컨디셔닝 코치님들이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특히 이권엽 코치님은 밤새워 가며 많은 허리 수술 재활 관련 논문을 보면서 도와주셨다. 내가 힘들어 할 때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 주셨다.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건재를 알린 정찬헌은 이제 다가오는 2021시즌을 맞이한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정말 없다. 이렇게 다시 마운드에 설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는 정찬헌은 "벌써 데뷔한지 13년이 됐는데 항상 지나간 시간은 아쉽다. 매 시즌 건강하게 후회 없이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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