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야구계에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SK 와이번스가 신세계그룹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현재 SK 와이번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신세계그룹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26일 야구단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유독 인천을 연고로 하는 팀은 명맥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가장 오랜 기간 인천 팬들과 함께한 SK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분위기다.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인천을 연고로 창단했으나 역대 최저 승률(1982년 .188)과 역대 최다 18연패의 굴욕을 남기고 퇴장했다. 1983년 '30승 투수' 장명부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지만 끝내 전후기리그 모두 제패하지 못했다.
삼미가 1985년 18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자 구단이 매각되다는 소식이 들렸다. 삼미를 인수한 청보 핀토스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파격 행보로 주목을 받았지만 1987시즌까지 꼴찌만 두 차례 기록하면서 추락했고 1988년 다시 주인이 바뀌는 운명에 처했다.
삼미-청보의 바통을 이어 받아 새롭게 태어난 태평양 돌핀스는 1989년 김성근 감독을 필두로 박정현-정명원-최창호 트리오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고 인천 연고팀 최초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태평양은 정민태, 정명원, 박정현 등 주축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부침을 겪지만 이들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정동진 감독에게 신뢰를 보이면서 199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태평양의 영광도 잠시였다. 호시탐탐 프로야구 입성을 노렸던 현대가 등장한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는 '큰손'으로 불리는 막강한 자금력과 유기적인 프런트의 움직임을 통해 1996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고 1998년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야구에 처음으로 찾아온 봄날이었다.
그러나 현대는 서울 연고 입성을 노리며 2000년 임시 거처인 수원으로 떠났고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단을 흡수해 창단한 SK가 인천 연고의 새 주인으로 등장했다. 창단 초기만 해도 전력의 한계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SK는 2003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로 강팀 반열에 올라서더니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비상하는데 성공했다. 2008년에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고 2010년 다시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다.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내며 강팀의 면모를 이어간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로 새롭게 거듭난 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새로운 왕조 구축을 꿈꿨다. 2019년 정규시즌에서 88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우승을 꿈꿨으나 두산에 역전 우승을 내주며 좌절했고 급기야 지난 해에는 9위로 추락하며 대표이사, 단장, 감독이 모두 바뀌는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SK는 어느 때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스토브리그를 제패했다. 발 빠르게 새 대표이사, 단장, 감독 선임을 완료했고 가장 먼저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을 마쳤다. 여기에 FA 최주환을 영입하고 김상수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등 전력보강도 적극적이었다.
SK가 환골탈태를 앞두고 있던 순간, 예상치 못한 구단 매각으로 인천야구사는 또 하나의 페이지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단의 자금력에 이상 신호가 없었고 인천 연고에 완전히 정착한 SK 만큼은 영원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인천야구의 얄궂은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 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 SK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2000년 창단 당시 입었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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