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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시즌 도중 보직까지 바꾸며 부진 탈출을 노렸던 이영하(24), 함덕주(26)가 연봉 삭감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가 지난 27일 발표한 2021시즌 주요선수 연봉계약 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영하와 함덕주 모두 연봉이 지난해 대비 대거 삭감됐다. 2020년 2억7천만원을 받았던 이영하는 1억9천만원에, 2억1천만원이었던 함덕주는 1억6천5백만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이영하는 29.6%, 함덕주는 21.4%가 깎이는 칼바람을 맞이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두산을 대표하는 선발과 마무리투수였다. 이영하는 2016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2018년 데뷔 첫 10승을 거쳐 2019년 17승 투수로 거듭났고, 2013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함덕주는 2018년 27세이브-평균자책점 2.96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들은 김태형 감독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 마운드 세대교체의 중심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시즌 중반이 돼서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고, 결국 치열한 순위싸움을 앞둔 8월 말 감독에게 보직 변경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19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로 주춤했던 이영하는 마무리, 클로저 보직에 줄곧 부담을 느낀 함덕주는 선발 자리에 욕심을 보였다. 시즌 도중 선발과 마무리의 위치 전환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에 두 선수는 포스트시즌까지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영하는 마무리로 이동해 23경기 2승 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04의 기록을 냈지만, 블론세이브 2개를 비롯해 한국시리즈서 2경기 ⅔이닝 4실점으로 크게 흔들렸고, 함덕주는 선발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26을 남기고 팔꿈치에 이상이 생기며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김 감독은 당시 “선발이라는 자리가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쓴소리를 남겼다.
결국 다사다난했던 2020시즌의 결과는 연봉 삭감이었다. 특히 이영하는 2019년이 끝나고 팀 내 최고 인상률인 170%의 기쁨을 안았지만, 불과 1년 만에 다시 29.6%가 깎이는 아픔을 겪었다. 함덕주도 2020년(-19.2%)부터 2년 연속 연봉 삭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영하와 함덕주는 향후 두산 및 국가대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이도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들며 마냥 영건으로만 불릴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는 다시 원래의 보직에서 구위를 가다듬을 전망. 과연 지난해 부진과 연봉 삭감을 계기로 이들이 다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하(좌)와 함덕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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