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 논란' 박은석, 마지막 사과가 첫 해명이었다면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있다. 몸소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

배우 박은석이 반려동물 상습 파양 의혹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며 그 어떤 조언이라도 따끔하게 받겠다고 전했다.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정제된 말투로 신중하고 성숙하게 사과문을 적어 논란의 끝을 마무리했다.

지난 27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은 박은석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앞서 26일 박은석의 대학 동창이라고 밝힌 A씨가 SNS를 통해 그의 반려동물 상습 파양 의혹을 제기하면서 해당 글이 일파만파 퍼진 것.

실제로 박은석이 SNS를 통해 공개했던 강아지, 고양이 등의 사진이 많았던 터라 해당 주장에 힘이 실렸고, 팬들까지도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박은석과 그의 소속사가 나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소 섣부르고 서툴렀다. 억울한 마음이 앞선 나머지 충분히 돌아보지 않고, 긴 시간 생각하지 않고, 신중히 정리하지 않은 해명이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에 불씨를 키웠다.

특히 박은석의 "바쁜 스케줄 와중에 이런 논란이 터지고, 때 마침 이때다 싶어 공격당하는 일들이 너무 많죠? 저한테까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신기하고도 얼얼하다"는 말이 문제가 됐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대세 배우'로 거듭나며 화제를 몰고 다닌 것은 분명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그로 인한 공격이라고 예단해버리는 것은 다소 성숙하지 못한 발언이었고, 대중 역시 해당 발언을 지적했다.

이후 소속사 후너스엔터테인먼트는 박은석이 키우던 반려동물 관련 의혹에 대해 세세하게 해명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은석은 동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배우로, 반려동물을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어찌할 수 없는 상황과 형편으로 인해 함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현재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친척, 지인분들과 늘 교류하면서 동물들과 왕래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일들에 대한 거짓 글들과 비방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소속사의 해명 또한 이해를 돕기에 부족했다. '파양'이라는 단어가 억울할 수 있지만 결국 그 역시 파양의 범주에 속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박은석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박은석의 지인, 친척 누나 등이 나서 적극 해명했지만 이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박은석 관련 글만 더욱 확산됐을 뿐,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결국 박은석이 다시 나섰다. 마지막 사과문이었다. 충분히 논란이 되는 부분을 인지하고, 깨닫고, 반성한 사과문이었다.

"저는 파양에 대한 부인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은 잘못된 일이 맞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있다. 몸소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 나부터 달라져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저처럼 심각성을 몰랐던 분들도 알게 될 수 있을 테니까, 변명하고 싶지 않다."

"감사하게도 제 지인들이 저 대신 키워주신 반려동물들의 안부와 좋은 환경을 올려주셨고 아이들이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셨다. 그렇다고 해서 제 잘못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제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안타깝고 스스로도 아픈 일이다. 책임감이 있다고 여기며 살아왔는데 그건 제 자신한테만 해당되는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또 다른 마음가짐이 생겼고 그 부분을 일깨워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과거에 잘못한 부분 노력해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그 어떠한 조언이라도 따끔하게 받고 싶다. 다시 한번 오늘 일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박은석의 마지막 사과문은 당시 그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시켰고, 다소 억울해했던 이유도 납득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가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한층 성숙해진 것은 물론 진심으로 전하는 사과라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지막 사과문이 첫 해명이었다면 논란이 이렇게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나서지 않았다면 이토록 박은석 이슈가 쏟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은석을 향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편을 가르고 불씨를 키울 뿐이다.

결국 박은석의 신중한 태도, 성숙한 사과가 논란을 잠재우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처음부터 인지했어야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박은석 인스타그램]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