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최고 히트상품은 단연 입단 4년 만에 10승 고지에 오른 최원준이다.
최원준은 지난 시즌 42경기에 나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3.80의 호투를 펼치며 두산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신일고-동국대를 나와 2017 두산 1차 지명된 뒤 4년 만에 성공한 투수의 상징인 10승을 따낸 의미 있는 한해였다.
최원준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초반에는 안 좋았지만, 중반에 좋았다. 새 시즌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보직이 시작부터 선발은 아니었다. 스프링캠프서 잠재적인 6선발 후보로 꼽히며 선발 수업을 받긴 했지만, 일단 중간에서 공을 던졌다.
그리고 여름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수술로 이탈한 이용찬의 대체 선발로 투입돼 정착에 성공한 것. 첫 시험 무대였던 7월 18일 KIA전부터 9월 5일 SK전까지 9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38을 남기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그리고 9월 29일 한화전에서 마침내 감격의 10번째 승리를 챙겼다.
최원준은 “대체선발 때는 뭣 모르고 던졌는데 이후 3선발 중책을 주셔서 책임감이 생겼다”며 “아무래도 1군과 2군을 오갔다면 이런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 같다. 2군에 내려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고, 지난해 고비를 넘기며 편하게 야구를 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최원준 등판 때마다 유독 냉정한 기준을 적용했다. 과감하게 조기 강판을 결정하는가 하면 언론인터뷰를 통해 최원준의 미흡점을 세세히 짚었다. 선수에게 상처가 될 법도 했지만, 이는 모두 최원준이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MVP로 최원준을 언급했다.
최원준은 “말씀을 아예 안 하시는 것보다 훨씬 좋다.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면 마음이 편하다. 못했는데 말을 안 하시면 오히려 눈치가 보인다”고 웃으며 “내가 좋지 않을 때 많은 말씀을 해주셨고, 꾸준히 기회를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MVP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솔직히 내가 못했기 때문에 날 언급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이다. 고생했다고 해주시니 올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10승 달성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데뷔 후 두 번째로 치른 한국시리즈가 가장 그랬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제 몫을 해낸 최원준은 한국시리즈 2경기서 3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다.
최원준은 “정말 많이 아쉽다. 내 실력이 그 정도였던 것 같다. 올 시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다시 한국시리즈에 가서 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새 시즌 키워드는 또 다시 경쟁이다. 지난해 10승을 거뒀다고 선발 한 자리가 완전히 보장된 건 아니다. 두산에는 선발을 맡을 수 있는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최원준은 “선발 경쟁을 잘해야 한다. 기회를 받으면 꾸준히 부상 없이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작년 초반 너무 부진했는데 올 시즌은 부진할 경우 자리를 맡을 수 없다. 신경을 더 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승수보다 정규이닝을 한 번 채워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덧붙였다.
지난해 감격의 10승을 거둔 최원준이 기세를 이어 올해 풀타임 선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원준은 끝으로 “전력 유출은 됐다고 하나 선배들을 잘 따라서 또 한 번 정상에서 웃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내비쳤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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