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거제 윤욱재 기자] 명예회복을 노리는 독수리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낯선 한국 땅을 밟은 그로서는 모든 것이 생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는 자체 만으로도 감독으로서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닌데 한국식 이름을 가진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어서다.
수베로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훈련 일정이 끝난 뒤 저녁에 주어진 휴식 시간을 활용해 선수들의 이름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스프링캠프 3일차를 맞은 3일 거제 하청야구장에서 만난 수베로 감독은 "통역에게 선수 이름을 30~40회 이상 물어보면서 계속 이름을 외우려 했다. 지난 이틀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사진을 보고 이름을 외웠고 이제 야수들은 크게 무리 없이 이름을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마치 숙제를 하듯이 선수단 명단을 쫙 펴놓고 얼굴과 이름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는 수베로 감독은 "모든 이름이 다 어렵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헷갈리는 이름도 분명 있을 법하다. 수베로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민하'와 '한민'의 이름이 헷갈린다"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외야수 김민하와 내야수 조한민의 이름에서 공통점을 찾기 쉽지 않지만 한국식 이름이 생소한 외국인의 눈에는 또다른 느낌이 있는 듯 하다.
기존 외국인 감독들은 한국식 이름으로 부르기 어려울 때 별명 또는 등번호를 부르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지난 해 한국에 입성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최형우를 '빅초이', 이창진을 'CJ'로 명칭하는 등 일부 선수들을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의 입장은 확고하다. 어떻게든 선수를 부를 때 이름으로 부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시즌을 시작하면 인터뷰할 기회가 많을텐데 선수들을 이름으로 부를 것이다"라는 수베로 감독은 "어떨 때는 발음을 다르게 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알아들을 수 있도록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3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진행된 '한화이글스 2021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 = 거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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