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아무도 생각 못한 1승이 아니었을까. 이미 승자는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상대방도 '방심'을 경계할 정도였다.
그러나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났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엉망진창이었던 경기력이 살아났다. 팀에 새로 합류한 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외국인선수는 대반전을 일으켰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 3-1(25-18, 22-25, 25-17, 25-22)로 이겼다. 감격의 4연패 탈출. 24일 만에 거둔 값진 1승이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코트를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6일 IBK기업은행전만 봐도 그랬다. 상대는 주전 세터 조송화가 컨디션 난조로 공백을 보였지만 흥국생명은 아무리 김연경이 중심을 잡으려 해도 손발이 맞지 않았다. 2세트와 3세트에서 10득점에 그치는 최악의 경기력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KGC인삼공사도 주전 세터 염혜선이 수술대에 올랐지만 흥국생명의 전력 공백이 더 클 것으로 보였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선수들에게 "해이해지지 말자"고 방심을 경계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흥국생명은 달라져 있었다. 경기 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브루나가 연습량을 늘리고 있다. 세터와 호흡도 계속 맞춰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브루나와 김다솔이 조금씩 손발이 맞기 시작하자 흥국생명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브루나는 IBK기업은행전에서 1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들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에이스'로 탈바꿈했다. 무려 30득점을 퍼부었고 공격 성공률도 45.61%로 파괴력이 있었다. 블로킹 득점도 3개를 기록하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2세트를 놓쳤지만 1-8에서 16-16 동점을 이루는 뒷심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적극적으로 득점 사냥에 나선 브루나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2세트에서 9득점으로 활약한 브루나는 3세트에서도 7득점을 올리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이는 흥국생명이 '학폭 쇼크'를 딛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흥국생명 브루나가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김연경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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