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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지금도 말 한마디를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흥국생명이 '학폭 쇼크'를 딛고 4연패에서 벗어난 감격의 순간이었지만 '주장' 김연경은 활짝 웃지 못했다. 김연경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24득점에 공격 성공률 51.21%로 맹활약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 흥국생명은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도 승리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자'는 목표로 전진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최근 연패로 분위기가 가라 앉은 것은 사실이고 주전 2명이 빠지면서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빨리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각자 책임감을 갖고 자기 위치에서 잘 해줘서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를 얻었다. 승점 3점을 획득했는데 정말 3점 이상이라 할 정도로 값졌고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조금씩 나아지자는 목표를 갖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좋은 모습이 나와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 정도로 다들 간절했던 것 같다"는 김연경은 "올 시즌 들어서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라고 감격을 나타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해 '언니'들이 후배들을 다독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 했는데 김연경은 손사래를 쳤다. "감독님도 너무 많이 힘들어 했다. 언니들이 잘 했다기 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각자 할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느낀 것이 있었고 각자 노력을 하니까 한마음이 돼 경기할 수 있었다"
브루나의 맹활약도 인상적이었다. 김연경은 브루나의 적응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브루나가 우리 팀에 온지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아서 팀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었고 지난 2경기에서 부진해서 본인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김연경은 "경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브루나가 자신이 힘들어 한 것을 이겨내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김연경은 인터뷰실에서 표정이 밝지 만은 않았다. "지금도 말 한마디를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는 김연경의 말에서 그 심정을 읽을 수 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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