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LG 타선의 '신데렐라'는 단연 홍창기(28)가 아니었을까. 퓨처스리그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1군 무대에서 검증을 받지 못한 그가 단박에 주전을 꿰찰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홍창기의 주특기는 역시 출루 능력이다. 지난 해 타율은 .279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출루율은 무려 .411에 달했다. '눈야구'의 정석을 보여줬던 홍창기는 올해 방망이까지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 후 6경기 중 5경기에서 11안타를 생산하면서 시즌 타율은 .440에 달하고 출루율은 .533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차세대 출루왕'을 꿈꾸는 홍창기로서는 지난 9일 잠실 SSG전을 잊지 못할 듯 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인 4안타를 몰아치면서 볼넷 1개도 더해 생애 첫 '5출루' 경기를 완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홍창기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출루머신'으로 통했던 추신수가 등장할 때였다. 추신수는 몸을 사리지 않으면서 연타석 사구로 출루하더니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기습번트 안타까지 성공하면서 '출루머신'의 위용을 과시했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전 안타까지 뽑으며 또 한번 출루 도장을 찍었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출루교과서'를 실제로 마주한 홍창기는 "워낙 대스타이시고 본받을 점이 많은 선배님인데 가까이서 보니까 공을 정말 잘 보시는 것 같다"라고 감탄했다. 홍창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출루교과서'의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기꺼이 '수강신청'을 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가까이서 보면서 배우고 싶다"라고 '학구열'을 나타낸 그다.
추신수는 개막 3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와중에도 볼넷 2개를 고를 정도로 변함 없는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3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까지 끌어 올린 상태. 메이저리그에서 4할대 출루율을 두 차례 마크하고 통산 출루율 .377를 기록한 추신수가 자신의 노하우를 한국 무대에서도 보여준다면 홍창기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재는 없을 듯 하다.
[LG 홍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7회말 1사 후 우전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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