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린저 시리즈? 모트리 시리즈? 6강PO 품질이 결정된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강 플레이오프의 품질이 결정될 수 있다.

KBL 6강 플레이오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절대 에이스(KGC 자레드 설린저, 전자랜드 조나단 모트리)에 대한 파훼법이다. KT와 오리온은 설린저와 모트리의 공격 생산력을 낮추지 못하면 승산이 떨어진다.

설린저와 모트리는 정상적인 수비로 막기 힘들다. 애당초 KBL에 올 레벨이 아니다. 시즌 막판 남다른 클래스를 입증했다. 다만, 정규경기를 통해 특징이 드러난 만큼, KT와 오리온은 대비책을 세울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

뚜껑이 열렸다. KGC와 전자랜드가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승부가 전개된 흐름은 좀 달랐다. KT는 설린저 수비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를 했고, 실제 위력을 떨어뜨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반면 오리온은 모트리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이승현 공백만 절감했다.

설린저는 11일 1차전서 19점 11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3점슛은 6개를 던져 1개만 넣었다. 야투성공률도 33%. 일단 설린저의 야투 감각 자체가 좋지 않았다. 눈 여겨 볼 건 KT의 대응이었다.

KT는 몸싸움에 능한 김현민이 설린저가 공을 잡으면 적극적으로 밖으로 밀어냈다. 깊숙하게 밀고 들어올 경우, 엔드라인이나 사이드라인에 가까운 지점이면 더블팀을 들어갔고, 그렇지 않으면 되도록 1대1로 막았다. 골밑에선 스위치를 통해 브랜든 브라운이나 클리프 알렉산더, 박준영 등도 수비했다. 설린저가 몸 싸움을 썩 선호하지 않고 주로 미드레인지에 머무르는 성향을 간파, 습관적으로 더블팀&로테이션을 하지 않았다. 설린저의 패스능력이 워낙 좋다. 또 그럴 경우 오세근에게 쉬운 찬스를 주지 않는 장점도 있다. 설린저와 오세근의 하이&로는 KGC 주요 공격옵션이다. 서동철 감독은 "설린저는 어떻게 해도 자기 득점을 한다. 국내선수들의 득점을 철저히 막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KT는 결과적으로 설린저와 오세근을 어느 정도 제어했다. 전성현을 막지 못했지만, 오픈 찬스는 많이 내주지 않았다. 할 만큼 했다. 단, KT로선 설린저의 외곽슛 컨디션이 올라오면 여전히 봉쇄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건 사실이다. 어쨌든 설린저는 KT의 봉쇄에도 흔들리지 않고 효율적인 리드&리액트를 발휘했다.

모트리는 10일 1차전서 3점슛 2개 포함 31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모트리는 설린저와 비교할 때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는 비중이 높다. 트랜지션 가담 및 마무리도 좋다. 반면 동료를 돕는 능력을 갖췄지만, 설린저만큼 패스가 날카로운 스타일은 아니다. 파워도 조금 떨어진다. 폭발력은 막상막하.

오리온은 딜레마가 있다. 공격을 위해 디드릭 로슨을 많이 써야 한다. 그러나 파워가 약해 골밑 수비에 약점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더블팀과 로테이션으로 날카롭게 대응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데빈 윌리엄스는 공수에서 계륵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승현마저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사실상 모트리를 막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오리온은 1차전서 로슨을 모트리에게 붙이고 이종현이나 박진철에게 도움 수비를 가게 했다. 그러나 효율적이지 않았다. 로슨은 힘에서 밀렸고, 이종현이나 박진철은 순간 스피드를 극복하지 못했다. 골밑은 완벽히 모트리가 평정했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있어도 40분 내내 모트리를 정상적으로 막는 건 어렵다. 하물며 이승현이 빠지고, 수비조직력이 떨어지면서 2차전도 막막한 상황이다. 스몰라인업으로 지역방어를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전자랜드는 이대헌이 2차전부터 나설 가능성이 있다. 모트리 시리즈가 강화될 여지가 있다. 반면 설린저 시리즈는 KT의 저항 여부에 따라 덜 나올 가능성도 확인됐다. 사령탑의 조직적 대응이 있느냐 없느냐는 이번 6강 플레이오프의 결과를 떠나 시리즈의 품질을 결정하는 키 포인트다.

[설린저(위), 모트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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