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헤매는 사이, 9개구단은 FA-트레이드-육성으로 포수난 해결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롯데가 최근 선수 기용 문제로 시끄럽다. 롯데는 11일 사직 키움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끝내 지시완을 대타 카드로 활용하지 않았다. 한방 능력이 있고 올해 한 차례 결승타도 기록했던 선수이지만 끝내 벤치에 머물러야 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지시완을 영입했으나 아직까지 지시완은 롯데의 주전 포수로 성장하지 못한 상태다. 허문회 감독은 2020시즌 출발에 앞서 지시완을 개막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후 지시완은 간간이 1군 무대에 나서기는 했으나 6월에 사생활 문제로 인해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올해 롯데는 지시완을 비롯해 김준태, 강태율까지 포수 3명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나 포수진의 성장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강민호가 2017시즌 종료 후 롯데를 떠나면서 전력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지만 아직까지도 롯데는 그 구멍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롯데에게는 왜 포수의 성장이 키워드일까. 롯데가 헤매고 있는 사이에 이미 롯데를 제외한 9개 구단은 포수난을 해결한 상태다.

먼저 FA 시장에서 포수난을 해결한 사례를 찾아보자. 지난 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NC는 양의지가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NC는 1군 첫 시즌부터 함께 했던 김태군이 있었음에도 양의지에게 125억원을 베팅하는 초강수를 뒀다. 양의지의 합류로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NC는 2018년 최하위, 2019년 5위, 2020년 1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진갑용의 은퇴 이후 후계자를 찾지 못했던 삼성은 강민호에게 4년 총액 8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수난을 해결했다.

트레이드로 안방마님을 수혈한 케이스도 여럿 있다. 한화가 만약 트레이드로 최재훈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포수난을 해결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KIA는 김민식과 한승택 등으로 포수진을 꾸리고 있는데 김민식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이며 한승택은 이용규의 FA 보상선수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롯데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장성우를 영입한 뒤 포수에 대한 걱정을 지웠다.

내부 육성으로 답을 찾은 팀들도 있다. SSG의 안방마님인 이재원은 박경완의 그늘에 가려 프로 9년차인 2014년에야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인고의 세월 끝에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LG와 키움은 각각 유강남과 박동원을 주전 포수로 키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FA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지만 박세혁에게 주전 마스크를 씌우고 신뢰를 보냈다.

롯데를 제외한 9개 구단은 포수 자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어떻게든 그 자리를 채우려 했다. FA 영입, 트레이드, 내부 육성 등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구단에서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것은 일맥상통하다. 지금 롯데는 새로운 주전 포수를 만드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아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다.

[NC 양의지, 삼성 강민호, 한화 최재훈, LG 유강남(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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