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불펜과 좌측 내야…흔들리는 키움, 어색한 최하위[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점이 약점이 됐다.

대부분 전문가는 올 시즌 키움을 두고 지난 몇 년을 통틀어 가장 박한 전망을 했다. 시즌 극 초반이지만,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진다. 지난 2년간 리그에서 가장 강했던 불펜은 무너졌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진다. 최근 5연패 포함 5승9패로 최하위. 최근 몇 년의 행보를 볼 때 어색하기만 하다.

키움 불펜은 2019년과 2020년 3.39, 4.34로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6.35로 압도적인 최하위. 조상우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다 전거비인대 파열로 이탈했다. 이영준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 됐다. 안우진은 선발진으로 이동했다.

지난 2년간 불펜 핵심이던 세 사람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나마 조상우가 예상보다 빨리 건강하게 복귀했다. 마무리 대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선발진과 조상우를 잇는 필승계투조가 전반적으로 불안하다. 이미 6회 이후 역전패만 다섯 차례.

시즌 초반 임시 마무리로 나선 베테랑 오주원(4경기 ERA 12.27)은 부진 끝에 1군에서 말소됐다. 양현(6경기, ERA 6.00)과 김태훈(7경기, ERA 4.50), 김재웅(6경기, ERA 5.19)의 출발도 깔끔하지 않다. 신인 장재영(5경기, ERA 14.73)은 제대로 성장통을 겪는다. 그나마 5경기서 1점도 내주지 않은 좌완 사이드암 김성민, 김동혁(6경기, ERA 3.12), 김선기(7경기 ERA 3.38) 등으로 힘겹게 버틴다.

김하성 공백으로 중심타선 위력이 분명히 떨어졌다. 여기에 불펜 약화로 뒷심마저 약화되니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포스트 김하성'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혜성의 시즌 출발도 좋지 않다. 14경기서 125이닝 동안 7개의 실책을 범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평균대비 수비승리기여도)는 -0.066이다. 수비로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키움 3루는 김민성(LG)이 떠난 뒤 확실한 풀타임 주전이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좌측 내야가 불안하다.

키움 불펜은 지난 2~3년간 뉴 페이스 발굴과 신구조화로 눈길을 끌었다. 이영준의 시즌 아웃은 뼈 아프긴 하다. 그래도 김태훈이나 양현은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애버리지를 키워왔다. 김혜성도 기본적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 풀타임 유격수에 대한 자부심과 꿈도 대단하다. 그만큼 많은 노력도 했다.

야구는 시간이 흐르고 표본이 쌓이면 평균에 수렴할 가능성이 커진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선수 1~2명 없다고 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 때마다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선발진에 제이크 브리검과 이승호가 돌아올 때까지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 타선도 전반적으로 좀 더 응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서건창(0.304)이 유일한 3할 타자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2012년까지 잇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최하위는 2011년이 유일했다. 2012년 이후 2017년을 제외하면 가을야구 단골이었다. 키움에 오래 몸 담은 홍원기 감독이 히어로즈 특유의 DNA를 끌어내야 할 시점이다.

[홍원기 감독(위), 김혜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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