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보단 타점” KT 황재균의 이유 있는 의식 변화 [MD코멘트]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KT 위즈 베테랑 황재균이 모처럼 대포를 쏘아 올렸다. KT의 역전승을 이끈 한 방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황재균은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2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결승홈런을 터뜨리는 등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KT는 황재균의 결승홈런을 앞세워 6-3으로 역전승, 5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황재균의 한 방은 KT가 0-2로 뒤진 3회말 1사 1, 2루 찬스서 나왔다. 황재균은 볼카운트 1-2에서 몸쪽으로 향한 김민우의 5구(직구, 구속 139km)를 공략,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더불어 황재균이 지난 4월 8일 LG 트윈스전 이후 66일 만에 터뜨린 홈런이자 올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황재균은 홈런 외에도 볼넷을 2차례 얻어내며 1득점을 추가, KT의 역전승을 주도했다.

황재균은 경기종료 후 “장타가 너무 안 나와 답답했다. 한 번에 뚫린 것 같다. 그동안 너무 급하게 쫓겼고, 그래서 안 좋은 결과가 이어진 것 같다. 오랜만에 역전 결승타를 때려서 너무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황재균은 이어 홈런 상황에 대해 “변화구 타이밍이 계속 안 맞았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한 번 세게 돌려서 타이밍이라도 맞춰보자’라는 생각이었는데 실투가 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황재균은 7경기 연속 득점 행진도 이어갔다. 다만, 올 시즌은 득점보다 타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황재균의 설명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그 몫을 야수들이 전체적으로 메워야 하는 전력 속에 시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득점도 좋지만 타점이 더 좋다.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득점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타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올 시즌은 1명이 아닌 전체가 해야 할 역할이다. 이제 주자 있을 때 보다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KT는 한화와의 홈 3연전을 스윕으로 장식하는 등 5연승을 질주, 단독 1위까지 꿰찼다. 황재균은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 선수들도 이기는 경기에 익숙해졌다. 단독 1위이지만, 아직 승차가 적다. 1경기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라고 말했다.

황재균은 지난 4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 도중 불규칙 바운드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골절된 바 있다. 수술대에 오른 황재균은 복귀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정보다 빨리 복귀해 KT의 단독 1위 도약에 기여했다.

황재균은 “나도 이렇게 빨리 복귀할 줄 몰랐다. 구단에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2군에서 해보니 너무 불편하더라. 공만 무서워하지 않으면 마스크는 필요 없을 것 같다. 다치기 전과 똑같다. 공이 무서워서 피하는 건 없다.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맞은 것이었다. 다음에 똑같은 불규칙 바운드가 오면 또 맞지 않겠나(웃음). 연습할 때 몸을 더 낮춰서 공을 보려고 한다. 그게 경기에서도 나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황재균은 이어 “지금은 멀쩡하다. 수술 1주일 만에 병원에 물어봤는데, 뛰는 것 빼곤 다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 캐치볼을 매일 했다. 몸을 만들어놔야 뼈가 붙자마자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게 빠른 복귀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경기를 안 나가는 게, 아무 것도 안 하고집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하고 싫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컷다”라고 덧붙였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이었던 2015년(당시 롯데)을 시작으로 지난 해에 이르기까지 5년 연속 20홈런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 시즌은 팀이 55경기를 치른 시점서 단 2개의 홈런을 때리는 데에 그쳤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장타율도 큰 폭으로 하락한 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황재균의 장타율은 .398에 불과했다.

황재균은 “매년 목표가 20홈런이었지만, 올해는 힘들 것 같다. 장타가 너무 안 나왔다. 그걸 쫓다 보면 스윙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아서 마음 편하게 할 생각이다. 이뤄지면 좋은 것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기록에 쫓기고 싶진 않다”라고 전했다.

[황재균. 사진 = 수원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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