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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백인천 이후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꿈의 기록. 강백호는 KBO리그 역사를 수놓은 슈퍼스타들이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던 4할 타율을 달성할 수 있을까.
KT 위즈가 1위로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강백호 역시 MVP 타이틀을 노릴만한 페이스를 유지한 끝에 전반기 일정을 끝냈다. 강백호는 전반기 75경기에서 타율 .395(1위) 107안타(1위) 10홈런 61타점(3위) 출루율 .492(1위) OPS 1.071(2위)로 활약, KT를 1위로 이끌었다.
KT는 지난 시즌 타격 4관왕을 달성하는 등 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공백을 최소화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운 백업멤버들의 쏠쏠한 활약도 있었지만, KT는 강백호가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한 덕분에 투타에 걸쳐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의 이탈로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팀 입장에서 멀리 보면 긍정적인 요소도 크다. 로하스가 빠져서 타석에 임하는 (강)백호의 자세에도 변화가 생겼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더 강해졌고, 꼭 해결하는 게 아니어도 출루 또는 다음 타선에 찬스를 연결해주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능력도 훨씬 좋아졌다. 선수의 미래를 봤을 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강백호는 볼카운트 0-2에서 타율 .353를 기록했다. 풀카운트 상황에서의 타율은 .439에 달한다. 출루율은 KBO리그 최정상급 리드오프로 성장한 홍창기(LG, .475)를 크게 앞지른 1위다.
관건은 강백호가 후반기에도 페이스를 유지, 꿈의 기록으로 꼽히는 4할 타율을 달성하느냐다. KBO리그 출범 후 단일시즌 4할 타율은 백인천(당시 MBC)이 팀별 80경기 체제였던 원년시즌에 작성한 .412가 유일하다. 이종범(당시 해태)은 1994년 104경기를 소화할 때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해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이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KT가 시즌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강백호는 7월에 4할 타율을 오르내리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401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튿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쳐 전반기 최종 성적은 .395가 됐다.
비록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4할 타율이 깨졌지만, 정면승부를 피하는 상대가 적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수치 이상으로 의미가 있는 성적이었다. KT는 전반기에 유한준이 잔부상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고, 외국인타자 조일로 알몬테도 이탈해 중심 타선의 무게감에 예년에 비해 떨어진 터였다. 상대팀 입장에선 타격감이 좋은 강백호와 무리해서 승부할 필요가 없었다. 실제 강백호는 전반기에 자동고의4구를 7개 얻어냈고, 이는 전체 1위였다.
후반기에 돌입하면, 강백호를 상대하는 투수들의 볼 배합은 달라질 여지가 있다. 유한준, 제라드 호잉 등이 가세해 강백호와 승부를 거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보다 늘어날 수 있다. 4할 타율을 향한 강백호의 도전은 후반기가 진짜인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백호 뒤에 있는 타자들이 조금 약했지만, 후반기가 되면 모든 선수들이 돌아온다. 제라드 호잉도 합류하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선 전반기보다 더 백호와 승부할 수도 있다. 아직 (4할 타율을)논하는 건 이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능력만 본다면 결과도 좋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결국 본인이 하기 나름”이라며 웃었다.
[강백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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