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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20승, 더불어 220이닝을 소화하며 KT를 한국시리즈로 이끌고 싶다.”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맞은 KT 위즈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시즌 개막 전 내걸었던 다부진 출사표였다.
데스파이네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서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 KT 위즈를 전반기 1위로 이끌었다. 데스파이네는 18경기에 등판, 8승 6패 평균 자책점 2.45로 활약했다. 평균 자책점은 워커 로켓(두산, 2.38),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2.43)에 이어 전체 3위였다.
데스파이네는 KBO리그에 데뷔한 지난 시즌에 4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일정을 선호했다. 스스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루틴이었고, 그만큼 내구성에 자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실제 데스파이네는 지난 시즌에 총 207⅔이닝을 소화했으며, 이는 KBO리그서 유일한 200이닝이었다.
다만, 데스파이네의 지난 시즌 평균 자책점은 4.33이었다. 이닝이터 면모를 보여주며 KT가 선발 로테이션을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데에 힘을 보탰지만, 퍼포먼스 자체가 압도적이진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데스파이네는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맞아 보다 강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8경기 가운데 1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는 등 기복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좌타자 상대 시 피안타율도 지난 시즌 .306에서 .213로 줄어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데스파이네에 대해 “지난 시즌에 비하면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 시즌 중반 들어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아졌지만, 이전까지는 투구수 조절을 잘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구위는 지난 시즌과 비슷하다. 상대에 대해 더 알게 됐고, 집중력도 좋아진 게 차이점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을 맞아 “20승, 더불어 220이닝을 소화하며 KT를 한국시리즈로 이끌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사실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20승과 220이닝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KT가 정규리그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지만, 데스파이네의 전반기 기록은 8승 102⅔이닝이었다. 간단히 말해 전반기 보다 더 가파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야 하고, 더 압도적인 이닝이터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변수는 또 있다. KBO리그는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전반기 막판에 시즌을 중단했다. 올림픽 휴식기까지 겹쳐 지난해 못지않게 촉박한 후반기를 치러야 한다. 상황에 따라 더블헤더도 심심치 않게 편성될 수 있다. 아무리 4일 휴식을 선호하는 데스파이네라 해도 위험부담이 따른다.
또한 KT는 후반기에 엄상백, 이대은이 돌아와 불펜 자원을 더욱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위 싸움 중인 만큼, 전반기보다 빨리 불펜을 가동하는 경기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강철 감독 역시 “퀵후크가 많진 않겠지만, 후반기에는 잡아야 할 경기는 확실히 잡는 운영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물론 KT에게 220이닝보다 중요한 건 데스파이네가 전반기처럼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이다. KT는 LG 트윈스(3.72)에 이어 평균 자책점 2위(4.15)에 올라있는 등 선발과 불펜에 걸쳐 안정적인 마운드 전력을 지닌 팀이다. 데스파이네가 지난 시즌처럼 별다른 공백기 없이 시즌을 소화한다면, 이외의 선발투수들이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된다.
한 차례도 말소되지 않으며 전반기를 소화했던 데스파이네는 후반기에도 완주할 수 있을까. 설령 220이닝을 돌파하지 못한다 해도 데스파이네가 우선적으로 완수해야 할 임무인 것은 분명하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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