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기회가 온다면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4일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191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45km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LG 좌완 유망주에게 꽁꽁 묶였다. 대표팀을 완벽하게 막아낸 투수는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더 손주영이었다.
손주영은 대표팀을 상대로 3이닝 동안 투구수 45구,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1회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지환-황재균-강백호로 이어지는 타선을 잠재웠다. 그리고 2회에는 양의지와 오재일을 연달아 잡아낸 후 최주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고, 3회에는 박건우-이정후-오지환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었다.
통산 1군 등판이 10경기에 불과하기에 '깜짝 호투'로 볼 수도 있지만, 우연은 아니었다. 올해 퓨처스 6경기에 등판해 거둔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5의 진가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손주영은 "평가전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2군 경기처럼 편하게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서니 대표팀과 붙는다는 실감이 났고, 긴장이 됐다. 첫 타자에게 볼넷을 주고, (오)지환이 형을 2B에서 아웃을 잡은 뒤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주영은 포심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까지 총 6개 구종을 구사한다. 그는 "박건우 선배를 삼진 잡았던 구종은 투심이었다. 포크볼은 2군에서 김경태 코치님의 권유로 던졌는데 '체인지업보다 좋겠다'고 하셔서 2S 이후 결정구로 던지게 됐다. 대표팀 경기에서는 허경민 선배를 상대로 한 개 던졌는데, 커트가 됐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2군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전반기 막바지 1군 등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야속한 비 때문에 기회가 무산됐다. 그는 "아쉬움도 컸지만,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유독 내가 던질 때 비가 많이 왔다. 하지만 2군에서 교정도 하고 연습도 했다. 2년간 쉬었기 때문에 조금 더 던지고 1군에 가야 적응이 되기 때문에 잘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손주영은 2018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때문에 몸이 늦게 만들어지면서 빠르게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류지현 감독의 비밀병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갑작스러운 변수가 있는데, 대체 선수들이 준비가 돼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손주영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기대를 했다. 잠깐의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지금처럼 던지면 후반기에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반기 목표는 1군이다. 손주영은 "보직은 상관없다. 1군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다. 후반기에는 기회가 온다면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기회를 잡고 싶다"며 "1군에서도 2군에서 처럼 내 밸런스대로 던지면, 성적도 잘 나올 것 같고 긴장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LG 트윈스 손주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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