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요? 저 끝판왕인데요’ 오승환, 또 실점 위기 극복 [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이래서 ‘끝판왕’이라 불리나보다. 오승환이 위기 상황을 자초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후속타를 잠재우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남자 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4-3 역전승을 따냈다.

패자부활전으로 몰릴 뻔한 위기서 벗어난 한국은 오는 2일 이스라엘과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도 이기면, 한국은 일본-미국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타선이 침묵, 벼랑 끝으로 몰렸다. 1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1득점을 만든 후 7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쳐 패자부활전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은 1-3으로 맞은 9회말에 김현수가 끝내기안타를 터뜨리는 등 뒷심을 발휘,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했다.

이 과정서 김현수 못지않게 빼놓을 수 없는 수훈선수가 바로 오승환이다. 한국은 1-3으로 뒤진 9회초 박세웅이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1루에 놓이자, 오승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패하면 패자부활전으로 몰리는 위기인 만큼, 오승환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기대를 걸었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오른 후 1루 주자를 견제하는 과정서 실책을 범해 무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찰리 발레리오-후안 프란시스코-예프리 페레스를 모두 내야 땅볼 처리하며 진가를 뽐냈다. 자칫 외야로 타구가 나가면 1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승환다운 정공법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을 잠재운 것이다.

오승환은 이로써 조별예선 포함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승리를 따낸 2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이스라엘과의 예선전에서는 세이브 상황서 동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승부치기에서는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래서 오승환은 ‘끝판왕’이라 불리고, 김경문 감독도 그를 선택했던 게 아닐까.

[오승환. 사진 =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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