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 달간 제구를 잡는 메뉴얼을 소화했다."
키움 신인 우완투수 장재영의 1군 마지막 등판은 4월29일 두산전이었다. 그런데 퓨처스리그서도 6월24일 상무전을 끝으로 1달간 등판 기록이 없었다. 7월30일 인천 SSG전서 약 1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고양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은 "퓨처스리그서도 제구가 흔들려 한달간 제구를 잡는 메뉴얼을 소화했다"라고 밝혔다. 장재영을 위해 2군에서 없던 메뉴얼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어떻게든 '9억팔' 신인을 살려보기 위해서였다.
장재영은 히어로즈 역대 최다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쉽게 뿌리는 파이어볼러. 괜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은 게 아니었다. 그러나 혹독한 첫 시즌을 보낸다. 고교 시절부터 지적된 제구 문제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군 7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6.50, 2군 10경기서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5.46. 1군에서 6이닝을 던지면서 5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9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2군에서도 28이닝 동안 30개의 탈삼진을 잡으면서 34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결국 2군과 구단은 실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떻게든 제구, 커맨드가 흔들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설 감독은 "처음에는 5m서 포인트를 놓고 맞추게 했다. 100~200개 정도를 던지게 했다. 이후 이틀 턴으로 거리를 점차 늘렸고, 하프피칭, 정상피칭까지 했다. 한 달간 했는데 좋아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설 감독의 기대와 달리 장재영은 1개월만에 돌아온 실전서 또 흔들렸다. 물론 내야수의 결정적 실책이 섞여있었지만, 장재영 역시 안정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⅔이닝 동안 2개의 볼넷으로 1실점(비자책)했다.
설 감독은 애당초 1이닝 정도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장재영이 볼넷을 연거푸 내주자 이닝 도중 좌완 김재웅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첫 실전서는 '1개월 메뉴얼'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괜찮으면 올 시즌은 (불펜에서)1~2이닝을 맡길 것"이라고 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설 감독과 구단이 어떤 스텝을 밟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좀 더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볼 수도 있고, 또 다른 방법으로 제구 잡기에 나설 수도 있다. 설 감독은 "잘 안 되면 여러 프로그램을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키움도 장재영이 올 시즌 곧바로 1군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9억원은 순전히 잠재력에 대한 평가였다. 만 19세의 영건이다. 시간은 장재영의 편이다. 구단과 지도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결국 장재영 스스로 성장통을 극복해야 한다. 역시 야구는 쉽지 않다.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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