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그 어느 때보다 공항이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타 종목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보다 관심을 받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4위라는 성적,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얼굴에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13년 만에 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4일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한 뒤 5일 미국과 패자 결승에서도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6-10으로 재역전패를 당하며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표팀은 팀 성적을 비롯해 논란거리가 많았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김경문 감독의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 않다"는 말이 논란이 됐다. 김경문 감독의 말 앞뒤가 잘렸고, 해당 발언만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8회 강백호(KT)가 8회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노메달이라는 처참한 성적에 더불어 여러 가지 논란까지 생기면서 야구 대표팀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대표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을 보자 자리에 멈춘 후 허리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운을 뗐고,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감독은 오해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감독으로서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올림픽을 가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경기에서 져서도 마음이 아픈데, 이런 내용을 접해서 마음이 조금 더 아팠다"고 해명했다.
강백호의 '껌'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경문 감독은 "강백호에게 물어보니 경기를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자기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며 "선배,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 야구가 안 좋은 쪽으로 공격을 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지는 않았다. 올림픽 최초 3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 도마 금메달리스트 신재환(23·제천시청)과 동메달리스트 여서정(19·수원시청)이 귀국했을 때보다는 인천공항이 한산했다는 후문.
인천공항을 찾은 취재진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좋지 못한 성적이 고스란히 관심도로 반영됐다. 인터뷰에 응한 선수들도 몇몇 있었지만,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양의지와 강백호 등의 선수들은 굳게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이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KBO는 대표팀의 메달을 예상하고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에 사용할 '백드롭'까지 제작해 뒀으나,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야구대표팀이 김현수가 8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끝낸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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